답답한 중앙정부…이재명 "백신, 경기도 독자 도입 검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5일 오전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1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조주현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5일 오전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1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조주현기자

코로나19 확산세 저지를 위한 ‘경기도형 방역 대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경기지역 확진자 수가 연일 200명대 선을 돌파, “4차 유행은 3차 때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란 경고가 잇따르지만 정부는 여전히 두고 보자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백신 독자 도입’을 언급, 또다시 앞서가는 ‘이재명표 방역책’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이 지사는 15일 오후 경기도의회 제351회 임시회 도정질의에서 4차 유행 우려 속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다른 나라에서 개발한 백신을 독자적으로 도입해서 접종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독자 접종을 위한) 실무적인 검토를 하고 있고, 중앙정부에 건의해서라도 추가의 백신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의 발언은 경기도 차원의 방역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지방정부 차원의 독자적인 백신 접종은 예산 확보 등 현실적인 문제로 실현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700명 안팎을 잇달아 기록하고 있지만,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을 망설이고 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거리두기) 단계 상향은 1년 이상의 고통과 피해가 누적된 상황에서 더더욱 선택하기 곤란한 최후의 수단”이라 말했다.

중앙정부가 주저하는 사이 ‘때를 놓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해 파격적인 방역 대책을 선보였던 이 지사의 방역 대책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해 병상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경기대 기숙사 긴급동원 행정명령을 검토했으며 경기도에 선제적 전수검사를 도입하는 등 방역 대책에 있어서 앞선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전문가들도 지방정부 주도의 방역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해 이 지사와 박원순 전 시장은 마치 경쟁하듯 지자체 방역을 강화했다. 옳고, 그름을 떠나 긍정적인 방향이었다”며 “부산시가 최근 스스로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한 것처럼 지방정부가 선제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방정부 차원의 방역 대책 수립이 어렵다면, 중앙정부에 거리두기 격상 등을 건의하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광희ㆍ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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