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또다시 ‘고난의 행군’ 길에 들어섰다. 이른바 ‘삼중고’로 알려진 코로나19, 대북제재, 수해의 심대한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현재 최고통치자인 김정은이 이달 초순에 열린 당세포비서대회에서 “더욱 간고한 ‘고난의 행군’을 할 것을 결심했다”고 토로할 지경에 이르렀다.
지금 북한 경제는 2011년 말 김정은 체제가 시작된 이래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국가 경제도 바닥이고 인민생활도 최악이다. 지난해도 북한교역은 2019년 대비 80% 이상 폭락했다. 교역의 95%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과의 무역이 단절되면서 차량 부속품 등 필수 자재가 수입되지 않아 차량과 기업 가동이 멈춰 섰다.
인민생활은 굶어 죽는 아사자가 나오는 상황까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북한 주민의 절반 이상이 식량부족상황에 직면했다. 코로나 방역조치에 따른 국경봉쇄, 국내 이동 제한으로 물품과 돈의 유통이 막히면서 인민들은 장마당에서조차 식량을 구매하지 못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김일성 사망 이후 김정일 집권 초기 수백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했다는 ‘고난의 행군’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그럼에도, 독재자 김정은은 실제로는 인민들의 젖줄인 장마당까지 통제하면서 겉으로는 ‘인민대중제일주의’를 부르짖고 있다. 핵무기만 개발하지 않아도 식량난이 해소될 수 있음에도 ‘고난의 행군’이 “인민들에게 최대한의 물질문화적 복리를 안겨주기 위하여”라는 궤변까지 늘어놓는다.
지난 13일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랜드(RAND) 연구소가 발간한 공동보고서 “북핵 위협,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의하면 북핵 무기는 지난 3년간에 무려 2배 증강됐다. 보고서는 2017년도에 북핵 무기는 30~60기였는데 2020년도에는 67~116기이며, 2027년도에는 최대 242기 된다고 적시했다.
북한은 겉으론 비핵화 협상을 하는 척하면서 실제론 마음 놓고 핵미사일을 증가시켰다. 김정은은 지난 1월 8차 당 대회에서 핵추진잠수함, 전술핵, 극초음속무기, 정찰위성, 무인정찰기 개발까지 교시했다.
그럼에도 친북세력들은 북한이 동족을 향해서는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심지어 통일이 되면 우리 것이라고까지 우긴다. 김여정이 ‘미국산 앵무새’라고 비아냥대도 김정은에게 여전히 비핵화의 의지가 있다고 맹신한다. 심지어 대(大)학자라는 자는 북핵을 막아줄 미국과의 동맹을 떠난 ‘초월외교’까지 주장한다.
북한에서 다시 시작된 ‘고난의 행군’이 우리에게는 ‘핵인질의 행군’이 돼가는 아침이다.
김기호 둘하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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