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아파트단지에서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던 40대 남성을 체포한 뒤 5시간만에 풀어줘 논란이다.
20일 양주경찰서에 따르면 40대 A씨는 이날 오전 6시40분께 양주시 옥정신도시 한 아파트단지 복도에서 윗집에 찾아가 ‘어떤 여자를 찾고 있다’며 문을 열어달라고 난동을 부리다 출동한 경찰에 특수협박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A씨는 손에 흉기를 들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경찰은 A씨를 5시간만인 오후 1시께 심신미약을 이유로 풀어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했으며 정신적 문제가 있어 A씨의 가족과 협의를 거쳐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기로 했다”며 “이와는 별개로 특수협박 혐의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A씨가 정신과 이력이나 전과가 없고 초범이어서 영장신청 여부를 고심했으나 부모가 입회해 정신병원에 입원할 예정이라고 밝혀 석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A씨는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상태로 21일 보호자 입회하에 병원에 입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양주 옥정신도시 아파트에 거주하는 피해주민이라고 밝힌 B씨는 인터넷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살고 싶다. 방법 좀 알려달라”며 A씨가 풀려나 가족들이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B씨는 커뮤니티에 게시한 글에서 지난 17일 오전 6시께 아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던 중 아래층에서 탑승한 남자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까지 뚫어져라 쳐다봤다고 주장했다.
이틀 뒤인 19일 오후 1시께 재택근무 중이던 자신의 집 현관벨이 울려 내부 카메라로 확인했을 때 A씨가 서있었고 문을 열고 “왜 그러시냐”고 묻자 한참을 머뭇거리다 “강씨 성을 가진 여자를 찾는다”고 말했다.
B씨가 그런 사람은 살지 않고 잘못 찾아왔다고 했으나 아래층에 산다고 밝힌 A씨는 여자를 꼭 찾아야 한다며 B씨 집 현관문 앞을 한참동안 서성였다.
이어 이날 오전 6시40분께 A씨가 또다시 찾아와 B씨 집 현관문을 발로 차고 벨을 누르며 흉기로 위협해 경찰에 신고했으며 A씨는 출동한 경찰에 특수협박 혐의로 체포됐다.
B씨는 “문제는 지금부터다. 오후 1시에 흉기를 휘두르며 협박하던 사람이, 상당히 정신이상이 있어 보이는 바로 아래층에 사는 사람이 석방됐다고 한다”고 분노했다.
이어 “진짜로 살인사건이 나기 전에는 어쩔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 법이라고 한다. 정신이상, 심신미약, 뭐 이런 걸로 조서만 받고 풀려났다고 한다.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다. 너무 두렵고 정신이 없어서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믿었던 경찰에서 더 이상 잡고 있을 수 없다고 내보냈다고 하니 정말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양주=이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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