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줄 알았다”…잇단 AZ 백신 부작용에 경찰 내부 ‘술렁’

경찰 등 사회필수인력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인 가운데 한 경찰관이 접종 전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등 사회필수인력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인 가운데 한 경찰관이 접종 전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경찰관들이 연이어 이상증세를 보이자 경찰 내부에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A 경감(50대ㆍ여)은 이달 초 백신을 맞은 뒤 쓰러졌다. 처음엔 가벼운 두통, 이어 손과 발ㆍ안면이 마비됐고 결국 뇌출혈 증세를 보이며 응급실로 이송됐다. 현재까지 의식불명으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중이다. A 경감의 자녀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철저한 조사를 당부하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앞서 안양동안경찰서 소속 30대 B 경찰관(여)은 유치장 관리 업무를 담당, 백신 우선 접종 대상자로 분류돼 지난달 12일 AZ 백신을 접종했다가 같은달 23일 손발 저림 등의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이천경찰서에서 AZ 백신을 접종한 직원 2명도 연달아 이상증세를 보였다. B 경감(50대)은 지난달 26일, C 경위(40대)는 지난달 28일 백신을 맞았고 며칠 뒤 각각 어지럼증과 오한 등을 겪다 병원으로 이송됐다. D 경위는 운전 중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119에 구조 요청을 하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까지 겪었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사회필수인력을 대상으로 하는 AZ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희귀 혈전증 발생 우려로 30세 미만 직원은 제외됐다.

당초 6월로 예정됐던 일정이 앞당겨진 데 더해 접종 초기 ‘강제 접종’ 논란이 일자, 김창룡 경찰청장이 ‘백신 접종은 반드시 자율’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무마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접종 예약률이 80%까지 오르며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으나, 뇌출혈을 비롯한 이상반응을 보이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원지역에서 근무하는 E 경위는 “사명감 때문에 예약을 하긴 했지만, 연이어 심각한 부작용 사례가 나오니 불안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며 “부작용을 숨기려 할 게 아니라 정확히 공개하고 적절히 대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직원들의 이상증세와 백신접종과의 연관성 여부는 아직 확인된 것이 없다”면서도 “대상자의 회복을 위해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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