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마키아벨리와 도덕

서양철학사 속의 인물 중 마키아벨리는 독특한 철학을 가진 사상가였다. 그의 저서 ‘군주론’에서는 군주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간사한 책략과 무력을 사용에 대해서 필요하고 통치를 위해서 신의와 종교심이 많은 것처럼 보여도 된다고 했다. 군주가 자기의 정치를 위해서 갖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그의 철학은 마치 독재자를 만들기 위한 기본 지침서가 아니었나 생각이 들 정도지만, ‘군주론’으로 그의 사상을 부정적으로 결론내리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후세의 사람들이 그의 철학을 평가할 때 마키아벨리는 커다란 도덕을 위해서는 작은 도덕은 무시해도 된다는 견해를 가졌다고 봤다. 부도덕한 수단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권력을 유지하지 못한 군주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마키아벨리의 견해이다. 어찌보면 마키아벨리는 이 세상에 도덕적으로 완벽한 사람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전제하고 커다란 덕을 이루기 위해서는 작은 도덕은 위반해도 된다는 견해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에 재보궐 선거와 최근 장관과 국무총리의 인사청문회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각 후보자 마다 여러 가지 흠결을 가지고 있다. 국민들에게 존경받아야 할 고위공직자 후보들도 도덕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되는 과거가 있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고 사퇴의 압력을 받기도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도덕적이고 능력이 있는 완벽한 사람을 찾기라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마키아벨리의 철학과 같이 작은 도덕의 위반 정도는 문제로 삼지 않고 국가와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는 인물을 찾는 것이 현실적인 사고일 수 있다.

남은 문제는 우리의 미래 세대들이 사회가 완전한 도덕적인 사회가 될 수 없기에 작은 도덕은 무시해도 된다는 결론을 도출할까 우려가 되는 것이다. 그들은 인간은 신이 아니기 때문에 적당하게 타협을 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할 수도 있다. 또한 그들은 지난 우리의 역사 속의 지도자들을 언급하면서 도덕적으로 완벽한 지도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할지도 모른다.

아마도 마키아벨리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한계가 있다고 이미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커다란 도덕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방향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작은 도덕을 지키는 것이 어리석어 보인다고 여기는 사회풍토가 조성된다면 사회적 혼란이 야기돼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인간의 삶 속에서 도덕적으로 완벽한 인간을 찾기가 어려울지라도 끊임없이 도덕적 가치의 소중함에 대해 가르치고 배우는 것은 중요하다. 인간은 반성적 사고를 통해서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봐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나아가는 태도가 필요한 것이다.

이창휘 경기도교육청 학생인권담당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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