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천 하천 부지에 설치된 체육시설이 집중호우 시 물의 흐름을 방해, 하천 제방이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칫 대형 재난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30일 평택시 등에 따르면 현재 평택 군문교 인근 안성천 하천 부지에 야구장 시설이 설치돼 있다. 이 시설은 지난 2013년 한강유역환경청에서 하천점용허가를 받고 이듬해 평택시가 설치ㆍ완료했다.
문제는 야구장에 이용자 안전을 위해 설치된 뜬볼 방지 펜스가 집중호우 때 물의 흐름을 방해하고 수위를 상승시켜 하천의 범람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뜬볼 방지 펜스는 7.5m 높이의 금속제 기둥 15개로 만들어져 있다. 기둥은 4m 간격으로 세워져 있으며 펜스의 총길이는 56m이다.
토목ㆍ하천 분야 전문가들은 뜬볼 방지 펜스의 높이, 펜스와 하천 제방의 가까운 거리를 제방 붕괴의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익명을 요구한 토목 전문가 A씨는 “펜스가 하천 제방보다 2.5m가량 높고 펜스와 제방의 거리가 20여m 밖에 되지 않는다”며 “만약 홍수가 발생, 폐수목과 생활쓰레기가 펜스에 걸려 물의 흐름을 방해할 경우 펜스와 제방 사이에 병목현상이 일어나 제방이 붕괴되는 등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하천 전문가 B씨는 “운동기구와 체육시설 등 모든 하천 시설물은 홍수 수해 유발 시설”이라며 “시민들을 위한 편의시설 설치도 중요하지만 하천 부지에 이런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여름철 폭우 당시 군문교가 역대 3번째 홍수위를 기록한 점도 전문가들의 지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강홍수통제소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8월3일 안성천에 내린 비로 군문교 지점의 수위는 6m 60㎝에 달했다. 이에 한강홍수통제소는 홍수주의보를 발령하고 안성천 평택지역 주민들에게 범람 피해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시 관계자는 “집중호우 시 물의 흐름을 원활히 하고자 비구 펜스 아래 구조물을 2m가량 올릴 수 있게 되어 있는 등 대비책을 갖고 있다”며 “문제로 지적된 부분에 대해서는 점검을 통해 위험요소를 사전에 대비, 사고를 예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평택=최해영ㆍ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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