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나 돈이면 된다는 환경적 요인이 내 아이를 반(反) 사회적 성격장애인 소시오패스(sociopath)로 자라게 할 수 있다. 전 인구의 4%로 25명 중 1명인 현실. 타인의 고통을 느끼지 못하며, 자신의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반사회적 성격 장애. 이는 교도소 수감자의 50~80%를 차지한다. 이 중 사이코패스는 15% 일뿐.
영국에서 사이코패스를 예방하기 위한 ‘전 국민 유전자은행’이 인권 침해라는 이유로 채택되지 않았다. 드라마 ‘마우스’에서 ‘태아 유전자 검사 및 사이코패스(Psychopath)유전자 강제 낙태 법안’을 다뤘다. 심리학자 마샤 스타우트는 “우리의 일상 속에 늘 함께 있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소시오패스를 알아야 한다”라고 경고한다.
소시오패스는 겉으로 매력적ㆍ사교적이며, 자신의 쾌락이나 금전적 이득을 위해 친절을 베풀며 끊임없이 상습적 거짓말을 일삼는다. 상대에게 피상적 찬사를 하며, 타인으로부터 성실하다는 평을 받는다. 인생은 이겨야 하는 게임으로 매우 계산적이다. 자기 합리화로 자신의 감정과 고통에만 예민하다. 잘못이 발각되면 거짓으로 후회와 반성하는 척 자신을 잘 위장하고 ‘이번 잘못을 통해 배웠다’, ‘다시 이러지 않겠다’, ’많은 사람들을 도와왔다’ 등 자신도 피해자임을 강조한다. 감정을 연기하고 감정조절이 뛰어나며 죄책감이나 부끄러움이 없다. 타인의 감정 또한 정서적이 아닌 인지적 공감으로 파악하고 학습해서 생활한다. 고도의 범죄를 계획할 수 있는 지능이며 논리적이다. 타인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고 철저히 이용한다. 주변 사람을 바둑판의 바둑알처럼 조종하며 착취하는 기생적 인간관계를 맺는다. 카리스마가 있다. 자신의 의견이 절대적인 힘이며, 타인의 의견이나 조언은 잘 듣지 않는다. 즉흥적이며, 사회적인 규칙을 무시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해 가끔 ‘위험한 사람이다’라는 느낌을 준다. 이런 자는 욕구가 강해 비윤리적 행위를 서슴지 않고 사람을 조종하는 데 능해 사회적으로 성공한 경우가 많다.
이들처럼 더 악랄하고 더 스스럼없이 더 죄를 저지르는데도 처벌이 미흡한 가해자들이 존재한다는 현실. 결코 미화될 수 없다. ‘서울대 졸업, 전 국세청 근무, 윤석열 전 검찰총장 후배, 이혼 전문 변호사 겸 세무회계사, 법무ㆍ세무ㆍ농업ㆍ중개 법인 대표, 10년 연하인 안과 의사 아내, 갑상선암 투병 중인데다 당뇨 합병으로 실명 위기’. 한 지인의 이런 말은 전부 거짓이었다. 그런데 필자는 진실로 대했다. 소시오패스는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무서운 범죄자가 아닌 ‘가족’일 수 있다. 사회적 규범은 무시한 채 탁월한 연기와 화려한 거짓말로 내 마음을 측은하게 만드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조심해야 한다. 그에게 없는 내 양심과 동정심이 공격당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예방이 최선이지만 15세 이전 품행장애가 발생했다면, 부모교육과 더불어 상담을 통한 조기 치료해야 한다. 여성보다 남성이 2~3배 빈도가 잦은 소시오패스로 인해 어디에도 하소연할 수 없는 양심 있는 사회적 약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시민교육과 전담기관이 절실하다.
김양옥 한국출산행복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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