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이순선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기부문화 확산 앞장… ‘따뜻한 경기도’ 만들 것”
폐지 주워 우유병 가득담은 성금 전달부터... 교통사고 사망 딸이름으로 고귀한 나눔 등
소중한 기부모아 희망 전달 막중한 책임, 코로나 장기화 인한 복지 사각지대 해소
올해 취약계층 청소년 온라인 학습 지원... QR코드 기부·착한 일터 등 캠페인 확장
12월 ‘사랑의 온도탑’ 도민 관심·참여 절실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을 전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따스한 세상을 만드는데 앞장서겠습니다.”

이순선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경기사랑의열매) 회장은 우리 사회에서 소중한 나눔 문화를 실천하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전했다. 하늘나라로 간 딸을 대신해 나눔을 실천한 아버지, 폐지를 주워 모은 동전꾸러미를 우유병에 담아 보내주신 어르신 등 여러 사람의 소중한 정성이 우리 사회에 따스한 온기를 더하고 있어 보다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7년 10월 경기사랑의열매 회장에 취임해 지역별 나눔브랜드를 협약하고 지역사회 복지이슈에 대한 해법을 마련했던 이순선 회장으로부터 코로나19로 급변하는 기부 문화에 대한 고민과 이에 대한 해결책, 나눔의 철학에 대해 들어봤다.

Q 임기 4주년을 맞이한 소회와 기억에 남는 나눔을 소개한다면.

A 경기사랑의열매와 함께 한지 어느덧 4년이 흘렀다. 한평생을 여성사업가로 쉼 없이 달려오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기부자와 이웃들을 이어온 시간은 정말 가슴 뭉클한 날들의 연속이었다. 추운 겨울 이웃들을 위해 써달라며 조용히 동전꾸러미를 가득 모아 두고 간 익명의 기부자, 폐지를 주우며 소액이지만 매년 잊지 않고 우유병에 가득 성금을 담아 기부하시는 할아버지까지 수많은 사연과 따뜻함은 잊지 못할 기억이다. 특히 지난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故) 조은결씨의 부모님이 딸의 이름으로 1억원을 기부한 사연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먹먹하다. 생전에 나눔의 삶을 살아온 딸을 더 아름답고 뜻깊게 기억하고 싶었다는 부모님의 기부 배경을 듣고 고인의 고귀한 나눔을 가슴 깊이 새겨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처럼 기부자들의 소중한 성금으로 지원이 절실한 우리 이웃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달하던 그 모든 순간들을 떠올리면, 경기도 나눔을 대표하는 경기사랑의열매 회장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

Q 경기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문화를 이끌어가는 경기사랑의열매의 역할은.

A 아너소사이어티는 사랑의열매의 고액 개인 기부 프로그램으로, 1억원 이상 성금 기부 또는 약정(5년 이내)한 사람들이 가입하는 클럽이다. 2013년 경기도 1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탄생한 이후, 현재 경기도에는 269명의 회원이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돼 있다. 저 역시 지난 2018년 경기도 195호 회원으로 가입했는데 지금도 매우 뿌듯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저의 사례를 바탕으로 주변에 나눔과 봉사의 기쁨에 대해 적극 설파하는데 나름 성과가 좋다(웃음). 저를 통해 나눔의 행복을 접한 주변 동료 사업가 분들이 이러한 기부 문화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도와줘 고맙다고 인사를 전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론 한국해비타트 여성후원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20여년 가까운 세월 동안 봉사를 실천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얻는 기쁨이 현재까지도 왕성하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현재 경기사랑의열매 사무처 2층에는 명예의 전당이 마련돼 있다. 경기아너소사이어티 회원들의 존함이 새겨진 명패가 걸려 있는데 한 분 한 분 모두가 귀한 나눔 철학을 지니시고, 각자의 자리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주셨다. 이분들의 경우 정기 모임, W(여성)아너소사이어티 회의 등을 통해 나눔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보여주시기도 한다. 경기사랑의열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문화를 이끄는 마중물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기부자 맞춤형 사업제안을 통한 회원 유치 및 기금의 투명한 지원사업 전개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Q 경기도의 모금 환경에 대해 설명해달라.

A 경기도는 경제활동 인구 전국 1위로, 사랑의열매 전국 총 모금액의 약 10%를 차지할 만큼 규모가 크다. 하지만 취약계층의 인구 수나 외국인 수 역시 전국 1위이다. 즉 모금액이 많아도 그만큼 배분할 곳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도를 보아도 경기도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둘러싼 거대한 톱니바퀴처럼 보이는데, 이 톱니바퀴 안에는 또 다른 톱니바퀴 31개가 있다. 제각기 크기와 색깔, 특성이 다르고 독립적으로 역할 한다. 이에 경기사랑의열매는 나눔을 매개로 각 지역의 복지환경 및 특색을 반영해 지역별 나눔브랜드를 협약하며, 지역사회 복지이슈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 민관이 함께 유기적으로 협력해 나가고 있다.

Q 코로나19로 인한 기부 한파 우려가 나오는데 이에 대한 모금 전략은.

A 코로나19 장기화로 나라 안팎으로 경제사정은 어려워지고 모두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수도권 사회적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인해 대면모금은 진행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기부 캠페인 ‘꼬르륵 소리 없는 경기도 만들기’(부제: 경기먹거리그냥드림 캠페인) 등 연중 모금캠페인을 진행하며 다시 한 번 경기도민이 보여주신 나눔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경기사랑의열매는 QR코드 기부방식을 도입하고, 유튜브 등 뉴미디어 모금 방식을 개발하는 등 디지털 기반 모금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 SNS를 통한 나눔 소식 전파로 언택트 시대에 발맞춰 도민들이 나눔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비대면 방식을 실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풀뿌리 모금의 근간인 소액 다수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직장인나눔캠페인인 ‘착한일터’와 중소자영업자가 참여하는 ‘착한가게’, 아이들과 함께 가정에서 나눔의 산교육을 실천하는 ‘착한가정’ 등 정기기부 캠페인을 통해 일상에서 소소하게 나눔을 실현할 수 있는 브랜드사업을 연중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Q 올해 경기사랑의열매의 중점 추진 지원사업은.

A 경기사랑의열매는 복지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적재적소에 쓰일 수 있는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발생하는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사업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취약계층 아동·청소년 온라인 학습 지킴이 지원사업’이 좋은 사례인데 온라인 수업 방식에 꼭 필요한 학습기자재의 부재 및 노후화로 학습의 불편을 겪는 취약계층 아동·청소년의 학습 환경개선을 위해 온라인 학습 기자재를 지원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플랫폼노동자 등 근로취약계층 자립을 위한 소액대출, 자립 컨설팅 지원, 위기가정 생활지원 및 사회적 고립(고독사) 예방체계 구축을 위한 지원확대 등을 위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도 경기사랑의열매는 민간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사회적 돌봄 확산의 우수 모델로 자리해 새로운 사회문제에 대한 대응과 취약계층의 자립역량 강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지원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Q 도민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많은 국민이 백신 접종에 동참하며 우리 사회는 이제 ‘위드 코로나’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로 초래된 2년의 시간은 우리에게 많은 시련을 주었다. 모금시장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으며, 새로운 영역의 복지사각지대는 점차 늘어가는 실정이다. 이에 경기사랑의열매는 경기도를 대표하는 모금 및 배분 전문기관으로써 ‘사회 백신’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기부자께서 전해주신 소중한 나눔을 통해 우리 이웃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행복한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아울러 올해 역시 오는 12월1일 도청오거리 사랑의온도탑 출범식이 열린다. 내년 1월31일까지 62일간 진행되는 ‘희망2022나눔캠페인’을 통해 우리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

이광희기자 / 사진=윤원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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