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장기원 수원여자대학교 총장

“여성 산학협력 모델 개발… 전문인력 양성기관 도약”

사진=윤원규기자
사진=윤원규기자

“전문대학교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선 전략적 사고와 접근이 필요합니다”

올해 수원여자대학교는 희소식을 접했다. 교육부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일반재정지원대학으로 선정돼 내년부터 3년간 정부로부터 대학혁신지원사업비를 받게 된 것이다. 여기에 수원여대는 교육부의 ‘사회 맞춤형 산학협력 선도전문대학(LINC+) 육성사업’에 도전장을 내는 등 대학의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 중심에는 장기원 수원여자대학교 총장(64)이 있다. 소통으로 내부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동시에 평생교육 체재 등으로 수원여대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장 총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총장으로 취임한 지 9개월이 지났다. 어려운 시기에 수원여대를 이끌 게 돼 소감이 남다를 거 같다.

A. 9개월이 9년과 같은 시간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국내 경제가 침체한 것은 대학에도 영향을 끼쳤다. 우리 학생들의 취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대응하고자 교수와 학생, 교직원 등 대학 구성원과 소통에 주력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28개 학과별로 소규모 모임을 세 차례 하면서 구성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또 실습은 대면, 이론과 교양은 비대면 등 온ㆍ오프라인 방식의 수업으로 대학과 학생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다.

Q. 교육부 기획조정실장, 경기도교육청 부교육감, 국제대학교 총장 등 다양한 이력을 갖고 있다.

A. 중앙부처에서 초ㆍ중ㆍ고등 교육과 전반적인 교육 정책에 대해 총괄적인 역할을 했다. 또 경기도교육청 부교육감을 거치면서 유아ㆍ평생 교육을 경험했고, 다수 대학교에서 강의활동도 했다. 여기에 주미 대사관 교육관과 프랑스 유네스코 사무국에서의 근무로 선진국 교육 현장을 몸소 체험했다. 이처럼 다양한 경험과 국제적인 시각으로 수원여대의 발전을 구상하고 있다.

Q. 수원여대는 전국 여자대학교 4년 연속 취업률 1위를 차지하는 등 취업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비결이 있다면?

A. 지난 1969년에 설립된 수원여대는 간호학과가 모체였다. 간호학과 학생들은 국가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국가시험 합격이 곧 취업을 의미한다. 우리 대학의 간호학과 국시 합격률은 100%다. 수원여대 졸업생들이 수도권 내 대형 대학병원에서 일하면서 재학생들의 좋은 본보기가 됐다.

또 다른 모든 학과를 대상으로 학생 맞춤형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체계적인 이력 관리 시스템과 취업 지도 전담교수 제도를 운영하면서 학생과 교수 간 심층면담을 시행한 게 학생들 취업률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Q. 11월 ‘위드(with) 코로나’ 시대를 맞아 국제교류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면?

A. 코로나19 사태로 국제교류 사업은 모두 중단된 상태이지만 자매결연 대학과 온라인 연수 프로그램으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공동 학위, 연수, 외국어 훈련 등 과거 진행했던 국제교류 사업의 내실을 강화하겠다.

이제는 학생들이 대한민국을 넘어 해외에서 취업하는 시대다. 우리 수원여대 학생들이 개발도상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업 교육을 하게 하겠다. 또 영어와 중국어 등 핵심 외국어를 선정해 학생들의 외국어 역량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Q. 앞으로 주목할 만한 학과가 있는가?

A. 최근 스타트업이 증가하고 공유오피스 수요도 급증하고 있으며, MZ세대 여성 역할도 높아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기 위해 오피스매니저과를 전문대학 최초로 내년에 개설할 예정이다. 공유오피스 매니저는 기업이 입주한 공유 사무실을 운영 관리하고, 입주기업 간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수원여대는 국내 최대 공유오피스 기업인 패스트파이브와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했으며 서비스 마케팅 관련 현장중심 전공기초과목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또 넷플릭스와 같은 OTT(Over The Top) 콘텐츠 열풍에 맞춰 융합콘텐츠학과를 내년 신설한다. VR콘텐츠전공과 방송콘텐츠전공 등 두 개 전공이 융합된 융합콘텐츠학과에선 OTT 콘텐츠 플랫폼 인재를 양성할 예정이다.

여기에 이색학과로는 바이오약용식물과가 있다. 학생들은 해당 학과에서 약용식물 과학, 기능성식품과학, 인체과학 및 화장품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습득해 웰빙과 힐링 시대에 적합한 여성 인재로 거듭나고 있다. 졸업생들은 약용식물과 허브를 이용한 블랜딩 전문가로서 차(茶) 분야 산업체, 한방제약 회사, 천연화장품 원료공급업체, 수입화장품업체, 건강기능식품 제조 및 판매업체 등의 직업군으로 진출할 수 있다.

Q. 앞으로 수원여대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지.

A. 우선 디지털 캠퍼스를 구축하도록 하겠다. 수원여대는 인제캠퍼스와 해란캠퍼스 등으로 이원화돼 있는데, 이러한 지리적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선 디지털 기반의 교육이 답이다. 하이브리드 첨단 강의실과 스튜디오실 등을 구축하는 한편 학사제도도 이에 맞춰 개편할 예정이다.

또 학령인구가 급속도로 감소하는 가운데 성인들도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평생교육 체재를 구축하겠다.

수원여대 캠퍼스가 위치한 총 210만명의 수원시와 화성시에는 평생학습 수요가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평생학습 교육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우리 대학도 성인 친화적인 강의실과 학습구조를 조성하겠다.

아울러 여학생에게 맞는 산학협력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 수원여대는 여대이기에 섬세한 분야의 학과가 많은 데다 전문대라 취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이에 따라 여성 산학협력 모델을 개발해 이를 수원여대의 브랜드로 삼겠다.

현재 모든 대학교는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에 처해 있다.

특히 전문대는 이제 4년제 대학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전략적인 사고와 접근이 필요하다. 이에 수원여대는 2025년 중장기 계획을 대폭 수정해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도약하겠다. 졸업생이 자부심을 느끼는 대학, 명함이 아닌 능력으로 보여주는 대학으로 수원여대를 계속 발전시키 나가겠다.

양휘모ㆍ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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