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목소리] 용인 텅 빈 공유냉장고…무관심 속에 방치

공유냉장고가 의미가 퇴색된 채 방치되면서 관리 미흡과 운용 면에서 접근성, 홍보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신갈동 주민자치센터 입구에 마련된 1호 공유냉장고 내부가 텅 비어 있다. 김현수기자
공유냉장고가 의미가 퇴색된 채 방치되면서 관리 미흡과 운용 면에서 접근성, 홍보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신갈동 주민자치센터 입구에 마련된 1호 공유냉장고 내부가 텅 비어 있다. 김현수기자

“텅 비어있는 냉장고로 어떻게 하루 한끼가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겠습니까”

10일 오후 3시20분께 용인 기흥구 신갈동 주민자치센터 입구에 마련된 용인 ‘1호 공유냉장고’ 앞에서 만난 A씨(58)는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실제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내부는 용인지역 최초 공유냉장고라는 의미를 무색케 했다.

공유냉장고와 함께 마련된 냉동고도 관리한 지가 오래됐는지 외부는 먼지가 끼어 있었고, 내부는 성에 등이 가득했다.

용인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설치된 ‘3호 공유냉장고’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센터 어디에도 공유냉장고 위치를 알려주는 표식이 없었다.

센터 4층에 올라가서야 공유냉장고가 모습을 드러냈지만, 센터 직원들이 퇴근해 이미 불이 꺼져 있어 이용할 수 없었다.

공유냉장고에서도 음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동백동 모 치과병원 내부에 설치된 ‘2호 공유냉장고’는 접근성이 떨어지는데다 이용에도 제약이 뒤따르고 있다.

치과병원이 문을 닫는 오후 6시30분 이후에는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용객 대부분도 취약계층이 아니라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다.

이처럼 용인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운영 중인 공유냉장고가 의미가 퇴색된 채 방치되면서 관리 미흡과 운용 면에서 접근성과 홍보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용인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지난해부터 생활이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먹거리를 나누고자 공유냉장고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협회가 대ㆍ내외적으로 흔들리면서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8년부터 공유냉장고사업을 시작, 30호점을 연 수원시와는 대조적이다.

용인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관계자는 “각 공유냉장고 관리자들이 관리를 도맡고 있다. 협회 역시 관리하고 있지만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용인=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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