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분조차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소음이 극심합니다”
11일 오전 11시40분께 파주 파평면 율곡리 화석정. 이곳에서 만난 임선정씨(58ㆍ서울시) 일행은 서로 말을 못 알아 들을 정도여서 5분만에 관람을 포기했다며 손사래를 쳤다.
율곡 이이 선생의 학문연구소였던 화석정이 불과 40여m 떨어진 4차선 37번 국도(문산읍~연천)에서 하루종일 쏟아내는 교통소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37번 국도는 왕복 4차선으로 지난 1981년 4월 일반국도로 사용이 승인됐다. 애초 도로설계는 화석정에서 상당히 떨어진 주변 율곡리 마을로 관통할 예정이었으나 주민들이 동네단절 등을 이유로 반대, 현재의 상태로 공사가 마무리됐다.
최근 전문가들이 화석정 앞 지면 위 1.5m에 대해 4차례 소음도를 측정한 결과 74~75.3㏈(A)Leq로 일반지역이나 도로변 수치를 초과했다. 방음벽 설치 시 61~65㏈(A)Leq, 방음터널은 57~58㏈(A)Leq, 지하차도 설치 때는 49~53㏈(A)Leq 등으로 감소됐다.
화석정이 도로소음에 시달리면서 하루평균 200명에 이르던 관광객이 지금은 3분의 1로 급감했다. 경찰은 화석정 구간 교통소음 저감을 위해 시속 60㎞로 제한하고 있지만, 덤프트럭은 감시카메라 앞에서만 반짝 속도를 줄이고는 쏜살같이 질주하고 있었다.
파주시는 내년말까지 도ㆍ시비 10여억원을 들여 화석정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추진, 디지털 기념관 구축, 진입로 확포장 및 주차장 조성 등에 나서 역사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차문성 파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은 “화석정 정비에 37번 국도 화석정구간 방음대책이 최우선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미정 파주시 총무팀장은 “화석정 종합정비계획에 도로소음저감대책이 포함됐다. 화석정이 경기도 문화재인만큼 경기도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파주=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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