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1인가구의 건강관리 적신호

최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주민등록 기준 1인가구는 936만세대로 올해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이 중 60대 이상의 1인가구 비율은 전체의 36.3%였으며, 젊은 세대인 2030세대는 32.2%다.

‘인구 고령화’와 ‘만혼·이혼 증가’가 고스란히 통계에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증가하는 1인가구는 사실 의사의 입장에서 그리 달가운 소식은 아니다.

특히 노인 단독가구의 증가는 급성기 질환 발병 시 대처나 건강관리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가장 주의해야할 것은 바로 돌연사의 주범인 심뇌혈관 질환이다.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심뇌혈관 질환에서 생존율을 결정하는 요소는 골든타임이다. 그러나 1인가구에서 이러한 질환이 발병했을 때, 119 신고나 심폐소생술 등의 신속한 대처가 힘들다.

또 다른 문제는 치매다. 이전 시론에서 필자는 미래의 1인가구 치매환자에 대해 준비를 해야한다고 말한 바 있다. 치매는 노인 단독가구에서 ‘고독사’ 위험율을 크게 증가시킬뿐 아니라 많은 문제들을 야기한다. 이에 대해서는 사회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그러나 1인가구의 건강문제는 비단 노인 단독가구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청장년 단독가구 역시 앞선 문제들의 잠재적인 대상이며, 아울러 이들은 만성질환 및 정신건강 질환에도 쉽게 노출돼 있다.

실제로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은 의학 및 영양학을 중심으로 1인가구의 건강상태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1인가구의 객관적 건강상태가 다인가구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건강관리에 있어 중요한 것은 ‘먹을거리(喰)’다. 1인가구는 배달음식이나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배달음식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영양학적으로 집밥보다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배달업계가 ‘호황’을 맞을수록,

1인가구의 건강은 ‘불황’을 맞이할 수 있다. 이 밖에 마음 건강을 챙기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1인가구는 아무래도 사회적 고립감, 외로움, 스트레스 등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남성은 사회적 고립감, 여성은 외로움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최근 연구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2년 간 코로나19로 1인가구는 건강관리에 소홀해졌을 가능성이 높다. 나쁜 습관은 절제하고, 긍정적인 생각과 건강한 먹거리로 건강관리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안상준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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