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필자는 코로나19 백신 안전성위원회에서 주관한 연구결과 발표회에서 코로나19 백신과 뇌졸중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백신과 뇌졸중과의 뚜렷한 연관성은 찾지 못했으나, 보완점을 개선해 조금 더 연구가 필요하다’가 이번 발표의 결과다.
이번 발표회에서는 뇌졸중 외에도 많은 국내 연구진이 백신과 심근염, 심낭염, 심근경색의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도 발표했다. 특히 연구들이 실제 한국인의 데이터를 처음으로 이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애쓰고 있지만 국내에서도 코로나 극복을 위한 본격적인 걸음마를 시작한 것 같았다.
역사적으로 인류는 감염병과 싸워왔다. 감염병은 전쟁의 승패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고, 수많은 사망자로 나라의 근간을 흔들기도 하는 등 인류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인식과 대응이 코로나19와 비슷한 양상을 보여 ‘역사는 반복된다’는 것을 알려준 감염병이 있다. 바로 스페인 독감이다. 스페인 독감은 인플루엔자로 감염경로와 증상 그리고 사회적 양상도 지금의 코로나19와 유사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인 1918년부터 2년 간 유행했고, 미국 또는 영국에서 최초 발병해 1차 세계 대전에 참여한 군인들을 통해 전 세계로 퍼졌다. 공교롭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이 발발한 지금의 시점과도 유사하다.
반대로 감염병은 현대적 의미의 예방의학 또는 위생관리 저변 확대의 변곡점이 되기도 했다. 천연두는 인류가 수 많은 감염병과의 공방에서 유일하게 승리질환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이 알다시피 영국의 의사 에드워드 제너의 우두접종으로 천연두는 모습을 감췄다. 또한 프랑스의 루이 파스퇴르는 당시 실체가 없던 탄저병균을 입증하고 백신까지 개발하는 등 인류는 감염병 규명을 통해 감염병을 다스리고자 했다.
이처럼 반복되는 감염병의 역사 안에서 살펴보면 사상 최악의 전염병으로 기록된 스페인 독감도 종식됐다. 코로나19 또한 언젠가는 종식된다. 다만 우리가 얼마나 현명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지 그리고 전문가들이 코로나19의 정체를 신속하게 파악하느냐에 따라 기간은 달라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얼마 전 인천은 감염병전문병원 선정에서 아쉽게도 고배를 마셨다. 우리나라의 관문이라는 지정학적인면에서 최적지임에도, 감염병 치료의 경험이 부족했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런 면에서 현재는 인천이 감염병 치료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시기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팬데믹 상황은 언제든 올 수 있다. 그러므로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은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자.
안상준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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