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선거는 초박빙으로 승부가 갈렸다. 단 0.73% 차다. 이 결과에 승자는 이겼지만 가슴을 쓸어내렸고, 패자는 안타깝지만 간발의 차 패배를 인정해야만 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유독 네거티브가 난무했다. 말 그대로 묻지마 공격이다. ‘정권심판론’과 ‘국정안정론’이 팽팽히 대립하면서 정책 대결보다 자극적인 비방전이 선거 마지막까지 충돌했다.
초박빙으로 끝난 대선 결과에 다양한 해석이 이어졌다. 특히 박빙의 승부라는 점에서 선거 승자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지 못한 만큼 겸손해야 한다. 패자는 결국 이기지 못했기 때문에 패배를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그다음 자연스럽게 사회통합 필요성이 제시됐다. 선거 기간에 표출된 세대, 성별, 보·혁 진영 갈등과 갈라치기를 극복해야 하는 것이 과제다. 초박빙 대선 결과로 되레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아무튼 공통적인 점은 정치권이 변화해야 국민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 대선 이후 이 같은 분석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러나 현실은 선거 전이나 후나 달라진 게 없는 듯 하다. 여야 정치권이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현 권력과 차기 권력이 힘겨루기 하며 서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먼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문재인 대통령의 오찬 일정이 당일 오전 취소돼 갈등의 조짐을 보였다. 당시 양측은 세부 사항이 조율되지 않아 일정을 미뤘다며 말을 아꼈지만 찝찝한 뒷맛을 남겼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청와대 용산 이전을 놓고 문재인 정부와 충돌했다. 윤 당선인이 청와대 이전에 필요하다며 요청한 예비비에 대해 청와대는 국가 안보 문제를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를 놓고 갈등은 더 확대되는 모양새다.
한국은행 총재 인사를 놓고도 갈등이 표출됐다. 23일 청와대가 한국은행 총재에 이창용 IMF 국장을 지명하면서 윤 당선인 측 의견을 수렴했다고 발표했으나 당선인 측은 즉각 청와대 발표내용을 부인하면서 진실 공방으로 흐르고 있다.
선거 뒤 승자와 패자가 나뉘기 마련이다. 그러나 승자도 패자를 버릴 수 없고 패자도 승자를 무시해선 안된다. 특히 이번 대선은 양측 지지가 비등했고 치열했던 만큼 이제 협치와 화합의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6월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벌써 출마 예정자들이 출마 선언을 하고 활동을 개시했다.
대선 이후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후보자가 난립, 대선 열기가 그대로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선거가 60여일 넘게 남았지만 벌써 예비 후보가 10명을 넘는 지역도 나왔다. 그만큼 치열한 선거가 예고되고 있다.
지방선거는 대선과 달리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다. 정치 이념보다는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실무형 능력자가 필요하다.
특히 경기도는 대도시, 도농복합도시, 농촌 등 다양한 형태의 31개 지자체가 모여 있다. 도내 각 지역별 현안이 다르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는 정치 노선, 이념보다 각 지역을 발전시킬 적임자를 뽑아야 하는 것을 명심하자.
이선호 지역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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