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산과 강에는 봄을 만끽하려는 상춘객들로 가득 찬 모습이다.
들뜬 마음도 좋지만 이럴 때일수록 안전사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산에서의 안전사고는 응급처치가 힘들고 하산 시간이 오래 걸려 신속한 치료를 받기 힘들다.
이번에는 등산 전 알아두면 좋은 건강상식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먼저 기저질환(평소 본인이 가지고 있는 만성적인 질환)이다. 산에서 기저질환으로 인한 사고가 간혹 발생한다. 최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산악사고의 원인은 실족·추락(1545건), 조난(753건), 개인질환(364건) 순이었다.
기저질환이 수위를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령의 인구도 등산을 즐기는 점을 감안하면 조심해야 한다. 기저질환 중 고혈압을 비롯한 심뇌혈관 질환과 당뇨병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
특히 ‘심뇌혈관 질환’은 산에서 사망률을 높이는 요소다. 산에서 발병하면 골든타임(2~6시간)을 놓치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혈압이 높아 관리 차원에서 산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자신의 몸 상태를 고려한 산행을 할 것을 권고한다.
이밖에 ‘저혈당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낮아진 상태를 의미하는 저혈당은 두근거림이나 식은 땀, 손 떨림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를 방치하면 혼수상태, 쇼크 등으로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어 사탕, 초코바, 주스 등의 단음식을 챙겨야 한다.
‘관절염’이나 ‘골다공증’ 등 환자들은 작은 충격에도 골절 등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기저질환이 있다면 혼자 산행을 하기보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등산을 하는 것이 응급상황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등산보다 둘레길 걷기를 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실족이다. 국내 산은 바위가 많은 특성이 있어 실족을 할 경우 크게 다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등산을 할 때 발에 맞는 등산화를 착용하고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해야 한다. 간혹 젊은 사람들은 운동화나 심하면 슬리퍼를 신고 등산하는 경우가 있는데, 등산화는 발목 염좌를 예방해주는 효과가 있어 가급적 등산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 등산가방에는 붕대나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상비약을 넣어두는 것이 좋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등산객이 많이 늘어 등산문화도 좋은 쪽으로 많이 바뀌어가고 있는 것 같다. 이전에는 산행의 목적이 음주였다면, 지금은 등산 자체가 목적이 된 것 같다. 그럼에도 등산 안전사고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산에서의 응급상황은 아무리 침착한 사람이라도 패닉상태로 만들어 버린다. 따라서 평소에 염좌 시 테이핑 방법이나 심폐소생술 등의 구호방법을 익혀두는 것이 좋고, 무엇보다 119에 신속히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상춘객들이 안전하고 즐거운 봄을 만끽하길 바란다.
안상준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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