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후 4시 국민의 염원을 실은 대한민국의 누리호가 빨간 불기둥의 추진력으로 하늘 높이 날아가는 모습을 중계로 보면서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 누리호가 발사대를 떠나 계획했던 단계를 하나씩 성공적으로 진행할 때마다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이 점차 커가는 것을 느꼈다. 목표한 700㎞ 궤도에 진입해서 남극의 세종기지와 1차 교신이 이뤄졌고, 이후 22일 새벽에는 대전의 항공우주연구원 지상국과 양방향 교신을 통해 누리호의 위성 상태가 양호하며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관계 당국에서 누리호 발사의 성공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드디어 우리의 자체 기술로 제작하고 우리 땅에서 발사한 누리호가 우리 대한민국을 세계 7번째의 우주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미국 여행 중에 멀리서 NASA 우주센터를 바라보며 우리도 얼른 이런 복합 첨단 기술을 가진 나라가 됐으면 하고 바랐었는데 많은 관계자의 열정적인 노력 덕분에 그 바램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물론, 2013년에 한국 최초로 발사 성공한 나로호도 있었지만, 나로호는 러시아의 기술로 만든 엔진을 주력 발사 엔진으로 사용하여 국내에서 발사한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였다. 그러나 이번에 발사된 누리호는 엔진 개발, 발사체의 설계·제작, 그리고 발사대 설치 및 발사 운용까지 모두 우리나라의 독자 기술로 개발한 것이기에 그 의의가 더욱 크다. 이렇게 국내 기술로 자체 설계, 제작한 누리호이기에 발사 준비 단계에서 발견한 센서 이상의 문제에 대해서도 아주 짧은 시간에 원인 분석 및 조치를 할 수 있었으며 이는 우리의 관련 기술의 완성도가 높은 수준임을 반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누리호 개발 및 발사를 위해서 2010년부터 약 2조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했고, 300여개의 국내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성공적인 누리호 발사를 통해서 앞으로 우주 기술을 민간 기업에 이전하고, 2027년까지 반복적인 발사를 통해서 민간 기업이 우주발사체 제작 및 발사 운용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육성한다고 한다.
물론 누리호와 같은 우주발사체를 개발해 발사하기까지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기에 비용에 관한 관심과 우려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앞으로 전개될 우주 산업에서 뒤처지지 않고 우주 강국으로 나아가려면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벌써 해외에서는 스페이스X 등의 민간 기업이 우주 산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니 국내에서도 조속한 기술이전 및 발전을 통해서 우주 산업에 경쟁력을 갖춘 대표기업이 나오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유성 인하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 학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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