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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목소리] 평택 장등리 주민들 “주한미군기지 경계벽이 물길 막아 상습 침수”
지역사회 현장의 목소리

[현장의 목소리] 평택 장등리 주민들 “주한미군기지 경계벽이 물길 막아 상습 침수”

평택 장등리 주민들 수해 악순환
배수구 설치 등 대책 마련 호소

평택시 서탄면 장등리 주민들이 주한미군의 경계벽으로 인한 침수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물에 잠긴 장등리 일원. 독자 제공

평택시 서탄면 장등리 주민들이 주한미군의 경계벽으로 인한 침수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16일 평택시와 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서탄면에 시간당 100㎜ 비가 내려 장등리 670-3번지 일대가 물에 잠겨 가옥 한채 등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문제는 이 같은 침수피해가 미군기지가 경계벽을 세운 뒤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평택 오산공군기지(K-55)는 지난 2017년 이곳에 콘크리트와 철조망 등으로 이뤄진 높이 3m 경계벽을 세웠고 같은해 7월 빗물이 옹벽에 막혀 이 일대 마을이 2차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주민들은 침수피해 보상을 받기 위해 주한미군을 댜상으로 손해배상소송을 진행해야 하지만,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보상비보다 큰 소송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탓에 포기한 상태다.

실제 지난 2017년 발생한 침수피해에 대해 주민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선 주민 5명 가운데 4명의 청구가 기각당했다.

나머지 1명은 평택시로부터 1천847만원을 보상받도록 판결받았으나 정작 보상금액보다 높은 소송비용 2천469만5천600원을 부담해야만 했다.

장등리 주민 장택수씨(59)는 “지난 2017년에도 피해를 입었지만 변호사 선임비용 등 소송비용이 비싸 소송을 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며 “같은 피해가 반복됐는데 정부가 미군을 상대로 마음대로 개선조차 요구하지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토로했다.

이종원 시의원은 “철조망만 있을 때는 자연적으로 물이 빠졌지만, 경계벽 건설 이후에는 배수구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비가 내리면 침수된다”며 “미군 측 경계벽에 배수구를 추가 설치해야 하나 안전‧보안상 문제로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철 송탄출장소 건설도시과장은 “시가 임의로 배수구를 설치하거나 공사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다음 송탄·오산미공군지역운영위원회(OSCAC) 회의에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이라며 “미51임무지원단에 재발 방지를 위한 항구적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택=최해영·안노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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