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연한 불법 행위로 세상과 단절됐던 옛 수원역성매매집결지에서 문화의 향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수원특례시는 22일 옛 수원역성매매집결지에서 전시공간 ‘기억공간 잇-다(팔달구 덕영대로895번길 9-14)’ 개관식을 개최했다.
앞서 시는 경찰의 단속 등으로 수원역성매매집결지가 지난해 5월31일 0시를 기점으로 자진폐쇄되자 이곳의 활용 방안(경기일보 1월11일자 2면)을 고민했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해 12월 1천800만원을 들여 콘텐츠와 관련한 용역을 발주한 뒤 올해 2월 나온 결과를 토대로 연면적 84㎡ 규모의 성매매업소 건물을 전시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그동안 시가 옛 수원역성매매집결지에 가로지르는 폭 6m, 길이 163m 규모의 소방도로 등 기반시설을 설치한 적은 있어도 이러한 공간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전시공간에선 이날부터 오는 10월21일까지 첫번째 기획전인 ‘집결지의 기억, 도시의 미래를 잇다’가 열린다. 시가 주최하고 (사)여성운동 돋음이 주관하는 이번 전시회는 ▲근대도시 수원과 수원역 성매매집결지의 변천 과정 ▲수원역 성매매집결지 폐쇄·변화의 흐름 ▲집결지를 기억하는 사람들 ▲미래를 향한 기록 ▲기억을 함께 잇는 방법 등 5개 주제로 구성됐다.
시민들은 기억공간 잇-다에서 옛 수원역성매매집결지 형성과 변천 과정이 디지털화된 사진과 글, 자료 등을 볼 수 있다. 관람은 평일의 경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토요일은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이곳이 성 평등 도시 수원을 상징하는 공간이자, 주민들의 문화거점, 편안한 동네 사방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며 “옛 수원역성매매집결지 일원이 시민의 거리, 문화가 풍성한 거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올해 본 예산안에 1억원을 편성, 수원시정연구원을 통해 오는 11월 말까지 옛 수원역성매매집결지를 포함한 이곳 일대의 청사진과 관련한 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곳은 수원군공항에 따른 비행금지5구역으로 설정, 높이 45m의 건축물 고도제한을 받고 있다.
양휘모·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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