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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3년 만의 전국체전과 ‘사기’
오피니언 데스크 칼럼

[데스크 칼럼] 3년 만의 전국체전과 ‘사기’

한민족 스포츠 제전인 제103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가 오는 10월7일 울산광역시에서 막을 올린다. 전국 17개 시·도 1만9천여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종합체육대회다. 참가 선수들에게는 개인은 물론, 소속 팀과 고장의 명예가 걸린 대회다. 전국체전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 ‘전조선야구대회’를 시초로, 5년 뒤 종합체육대회로 전환됐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의 발발로 인해 대회가 중단되는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100년이 넘는 유구한 대한민국 체육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9년 서울시에서 역사적인 100회 대회를 치른 전국체전은 그러나, 사상 유례없는 전염병으로 인해 2년간 대회가 중단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101회 대회가 열리지 못했고, 지난해 대회 역시 논란 끝에 대학부와 일반부는 제외된 채 진로 문제가 걸린 고등부로만 대회가 치러졌다. 당시 지난 2년간 무더위와 추위, 코로나19 상황을 이겨내며 대회를 준비해온 많은 대학·일반 선수들의 상실감이 컸었다.

전문 선수들이 학수고대하던 전국체전이 마침내 3년 만에 다시 열린다. 상황도 많이 바뀌었다. 2020년 지방체육회장의 민선 전환 후 처음 치르는 종합대회다. 특히 ‘체육웅도’를 자부하며 정상을 지켜 왔던 경기도 체육은 지난 100회 대회에서 개최지의 각종 이점을 안은 서울시에 막혀 18연속 우승이 좌절된 후 재개되는 이번 대회서 정상 탈환에 나선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경기도 전력의 핵심인 고등부가 지난 진보교육감 시절 각종 규제로 약화된 데다 민선 체육회장 출범 후 과거 지방자치단체장의 회장 겸직 시절과 비교해 관심도가 많이 떨어져 있다. 관선시절보다 관심과 지원이 줄어든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는 게 체육인들의 주장이다. 여기에 아직 종식되지 않은 코로나19 상황도 각종 격려방문 등을 위축시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대표 선수단의 목표의식도 이전만 못하다는 전언이다.

운동선수에게 있어 ‘사기(士氣)’는 생명과도 같다. 신체적인 능력을 뛰어넘어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힘이 바로 사기다. 개인이 아닌 국가나 고장을 대표해 참가하는 선수의 경우 더욱 그렇다. 사기는 선수 스스로의 마음가짐이지만 그를 더욱 고취시키는 것은 격려와 응원, 지원 등 주변 환경이다. 전쟁에서 사기가 떨어진 병사들로 승리를 이끌 수 없듯이 ‘총성 없는 전쟁’인 스포츠에 있어서 사기는 절대적이다.

종합우승 18연패 좌절 후 지난 3년간 ‘와신상담(臥薪嘗膽)’ 하며 정상 탈환을 꿈꿔온 경기도 대표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워주는 것이 필요하다. 1천588명의 도대표 선수들에 대한 따뜻한 격려의 말 한마디와 성원이 정상을 되찾는 동력인 사기로 전해질 수 있다. 경기도는 이미 사전 경기인 유도에서 종목우승 22연패를 달성하며 종합우승의 물꼬를 텄다. 이제 도민들의 성원과 격려가 그 물꼬를 통해 금맥을 찾아 ‘웅도’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황선학 문화체육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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