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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ME STORY_이색취미] 우리민족이 즐겼던 전통 무예, 국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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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ME STORY_이색취미] 우리민족이 즐겼던 전통 무예, 국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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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돌샘정에서 사원들이 습사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마음을 가다듬고 호흡을 정리하면서 온몸 구석구석의 감각을 한데 모아 집중해 활 시위를 당긴다. 바람을 가르는 화살이 과녁에 명중할 때 전신을 감싸던 긴장감이 짜릿한 쾌감으로 바뀌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정신 수양과 신체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는 운동 중 하나는 활 쏘기다. 그 중 오랜 기간 우리 민족이 즐겨했던 전통 무예 국궁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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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군 학소정에서 한 사원이 집궁례를 치르며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 낯설고 어려워 보이는 활쏘기, 초심자는 이렇게!

경기·인천 지역에는 100곳이 넘는 활터가 각 시··구에 퍼져 있다. 대한궁도협회 누리집 등을 통해 장소를 쉽게 확인할 수 있으니 마음만 먹는다면 활터에 찾아가 활을 잡아보는 건 어렵지 않다. 초보자들이 활쏘기에 익숙해지려면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할까. 일반적으로 활을 당긴 뒤 원하는 곳으로 화살을 쏠 수 있을 때까지 2~3개월 남짓의 시간이 필요하다. 항상 손가락에 가해지는 압박과 통증을 받아들여야 하며, 발가락 하나부터 어깨 위 승모근까지 전신의 크고 작은 근육을 전부 동원하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부위에 근육통이 찾아올 수 있다.

40대부터 활을 쏴보고 싶었다는 홍순민 명지대 교수(67)는 연천군 전곡읍의 활터 학소정에서 올해 2월초부터 활을 잡기 시작했다. 아내와 함께 틈 날 때마다 활터를 찾는 그는 연습량을 이론적으로 정해 놓는 것보다는 몸에 무리 가지 않을 정도로 하루에 1~2시간씩 감을 잃지 않도록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전날 과음하거나 과로했을 때는 다음날 정말 과녁에 안 맞더라. 몸이 정직하게 반응하는 운동이라는 점도 마음에 든다며 활쏘기의 매력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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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돌샘정에서 사원들이 과녁에 맞은 화살을 확인하고 있다

■ 헤어 나올 수 없는 국궁만의 매력 속으로

실내에 있는 활터도 있지만, 대개는 활을 들어 사대에 오르는 공간이 외부에 마련돼 있기다. 자연과 하나가 되는 환경에서 정신을 가다듬고 마음을 비우는 데에 좋다. 짧은 순간에 긴장과 몰입, 해방감과 짜릿함 등 다채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국궁의 매력 가운데 하나다.

국궁의 매력은 이 뿐만이 아니다. 수원시립공연단에서 무예 공연을 선보이는 이원일 단원(49)2008년에 처음 활을 잡은 뒤 기회가 될 때마다 활터를 찾는다. 그는 수원특례시의 연무정이나 화성시의 돌샘정 등을 다녔던 기억을 떠올리며 다섯 발을 쏴서 전부 명중을 시켜도 여섯 발째는 과녁을 크게 벗어날 수 있다목표 지점이 도저히 보이지 않는, 다시 말해 정복할 수 없는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묘한 매력에 사로잡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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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많은 사람들이 국궁 문화를 즐기기 위해선

입문자들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활쏘기 자세를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완벽하지 않더라도 활을 쏘면서 느끼는 성취감을 느끼는 것도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각종 예법과 용어를 초보자들이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볼 필요도 있다. 국궁은 민족 고유의 전통 무예이자 스포츠이면서 색다른 취미라는 점에서 얼마든지 대중화될 수 있어 다채로운 방식으로 사람들 틈에 녹아 들어갈 수 있는 매력을 지녔다는 게 국궁을 즐기는 이들의 평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활시위를 당기며 호흡을 가다듬는 찰나에, 몸과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또 다른 를 만날 수 있다.

=송상호기자

사진=수원문화재단·돌샘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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