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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 조리사, 유해물질 건강 위협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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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 조리사, 유해물질 건강 위협 ‘속수무책’

전문가 “인천시교육청이 직접 나서 순차적 시설 개선 시급”

인천지역 초·중·고등학교 급식 조리실 3곳 중 2곳이 유해물질에 노출(경기일보 12일자 1면 보도)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조리사들의 건강이 위협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천시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떠넘길 것이 아니라 직접 나서 순차적으로 시설 개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종한 인하대학교 보건대학원(의예과) 교수는 “급식 조리실의 유해물질 농도가 높으면 근무자들의 호흡기에 손상을 많이 줘 급성 기관절이 생기고 반복하면 만성폐쇄성 폐질환이 생긴다”고 했다. 또 “호흡기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기도가 좁아지고 심하면 질식사 등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임 교수는 “자칫 폐에도 염증이 생겨 폐질환으로 번지고, 이 경우 뇌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이어 “뇌에 ‘혈액-뇌 장벽(BBB)’을 통과해 뇌염증을 유발하면 뇌퇴행성 변화를 불러 일으킨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수년간 반복해서 노출하면 폐를 거쳐 뇌까지 염증이 생겨 뇌퇴행성 변화를 부르는 등 치매 위험이 커진다”고 진단했다.

임준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도 “급식 조리실이 얼마 만큼 환기가 잘 이뤄지는지 고려해 농도 값을 따져야 한다”며 “유해물질 농도가 굉장히 높아지면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급식 조리실이 제대로 환기가 안 되고 유해물질 양도 많았다면 더 문제”라며 “음식 종류나 다른 상황까지 겹쳐 특별히 노출이 많은 조건이면 근무자의 건강에 치명적”이라고 했다.

임 교수는 “인과관계가 있으면 보상을 하거나, 예방해야 한다”며 “환풍기 등이 잘 가동하지 않으면 급식조리실 같은 경우 조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조리흄이 굉장히 위험하다”고 했다. 조리흄은 튀김, 중식 등 230℃ 이상의 고온에서 기름을 이용한 가열 작업하는 중 나오는 유해물질이다.

임 교수는 “환기 시설을 제대로 갖추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시교육청이 나서 위험 순위를 정해 순차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주영민·김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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