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안온다’ 조별 지도서 제외... 과거 전지훈련땐 ‘떡값’ 증언도 학부모들, 감독 요구 거부 못해... 道교육청 “감사 개시 여부 검토”
“돈 봉투 의혹 야구부 감독, 상납 없으면 학생 훈련 차별”
평택시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 감독이 자신에게 돈 봉투를 주지 않는 학부모들의 아이를 차별하거나 노골적으로 상납을 요구해 왔다는 증언이 나왔다. 그는 학부모에게 돈 봉투를 받거나 코치들에게 지급된 판공비를 상납 받은 것은 물론 아이들이 마실 식음료를 더 비싼 가격임에도 아들 명의 무인상점에서 구매했다는 의혹(경기일보 10월28일·11월1일자 4·6면)을 받고 있다.
3일 복수의 학부모에 따르면 라온고 야구부 소속 한 학부모는 학교에 찾아와 돈 봉투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이가 감독 A씨로부터 노골적인 차별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포지션별로 여러 명의 선수가 있기 때문에 조를 짜서 지도를 하는데, 계속해서 B군만 지도를 하지 않고 넘어갔다”며 “나중에 감독이 평소 친한 인물들을 통해 ‘B군의 부모는 인사도 오지 않는다’는 얘기를 했다고 해 이런 사실을 알게 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학부모는 “아이가 참다 참다 ‘감독님이 계속 나만 차별을 해서 야구를 하고 싶지 않다’며 눈물까지 흘리더라”며 “어떻게 지도자가 아이를 지도하면서 그런 식으로 행동할 수 있는지 1인 시위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야구부 출신 졸업생의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학교를 다닐 때도 명절이나 스승의날 같은 때에 부모들끼리 돈을 걷어서 당시 학부모 회장을 통해 전달하거나 직접 돈을 전달했다”며 “전지훈련 같은 훈련 시즌에는 아이를 잘 좀 봐 달라는 의미로 몇 백만원씩을 주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아이와 비슷한 실력의 아이가 있었는데, 대회 전에 성의를 보이라고 해서 돈을 건넸더니 우리 아이만 경기에 나가고 그 아이는 (엔트리에서)제외됐다”고 증언했다.
학부모들은 A씨가 야구선수 출신으로, 경기도내에서 다른 고교 야구부 감독 등을 맡기도 했고, 야구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 그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학부모는 “오죽했으면 아이들 사이에서 비슷한 실력인데 유독 출전을 자주 하는 아이가 있으면 ‘쟤네는 얼마나 (많이)준거야’라는 말을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지난달 만남 당시 “학부모들에게 단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 절대 돈을 받지 않았다”고 말한 후 이날은 전화를 꺼두고 문자 등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사립학교 내 일반코치는 학교에서 징계 결정 등을 해야 하는 사안이라 학교 현장을 방문해 관련 절차를 상세히 안내했다”며 “학교체육소위원회를 통해 현장 및 탐문 조사 등을 하고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교육공무직 인사위원회를 통해 징계 수위를 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별개로 감사관실에서 관련 자료 등을 토대로 감사의 개시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희·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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