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경기] 평택 수소생산기지 본격 가동친환경 에너지 메카 ‘급부상’

자체 기술로 국내 최대 규모 ‘블루수소’ 생산... 화석연료 대체 전진기지
항만 물류 모든 에너지 수소로 전환... 산업·상업·주거·교통분야도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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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3월24일 평택시는 환경부, 경기도, 현대자동차, 에스케이이엔에스, 현대글로비스, 한국가스기술공사 등과 ‘수소모빌리티 특구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수소 상용차 보급확대, 수소충전소 확충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평택시 소사벌레포츠 타운에서 열린 체결식. 평택시 제공

평택 수소생산기지가 8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포승읍 액화천연가스(LNG)기지 옆에 마련된 수소생산기지에서 하루 최대 7t의 수소를 생산, 공급한다. 당초 계획은 하루 1t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향후 수소 수요를 고려해 중·대규모로 수소생산기지를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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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는 평택항 일대에 내년까지 수소충전시설, 정비소, 편의시설, 주차장 등을 갖춘 수소교통 복합기지를 조성한다. 사진은 수소교통 복합기지 조감도. 평택시 제공

■ 블루·그린수소 공급 최적 입지

평택 수소생산기지는 블루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고 그린수소를 수입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에너지원으로서 수소는 연료전지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데 이용된다. 화석연료와 달리 각종 기계의 동력으로 활용되는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다만 수소를 얻는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될 수 있다. 이 배출 정도에 따라 수소는 그레이수소, 블루수소, 그린수소로 분류된다.

그레이수소는 LNG의 주성분인 메탄과 고온의 수증기를 화학반응시켜 얻은 수소다. 이때 수소와 함께 이산화탄소도 만들어진다. 약 1㎏의 수소를 생산하는 데 이산화탄소 10㎏이 배출된다.

블루수소도 그레이수소처럼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로 만들어진다. 다만 생산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방출하지 않고 탄소포집 기술을 통해 따로 저장, 산업용으로 사용한다.

그린수소는 물을 전기분해해 만드는 수소다. 이 과정에선 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아 궁극적인 친환경 수소로 여겨지고 있다.

평택 수소생산기지는 국내 자체 기술로 최대 규모의 블루수소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또한국가스기술공사가 2025년부터 해외에서 그린수소를 수입하기로 한 만큼 평택항 등을 통한 그린수소 공급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시 관계자는 “평택 수소생산기지에서는 국내 자체 기술로 최대 규모의 블루수소를 생산, 국내에 친환경 수소를 원활하게 공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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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29일 월곡수소버스충전소에서 정장선 시장과 유승영 의장이 시 관계자 등과 함께 첫 수소버스 충전을 살펴보고 있다. 시는 도대 최초 수소버스충전소인 ‘월곡수소버스충전소’ 준공식을 개최, 10월1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평택시 제공

■ 수소생산기지, 탄소중립 필수 시설

산업화 이후 꾸준히 증가한 탄소배출로 지구는 고열에 시달리고 있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극단적인 이상기후가 발생하고 있다.

해수면 온도가 상승해 해양생태계가 변화하고 있고 북극과 남극의 빙하 역시 녹아내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이례적인 홍수가 세계 곳곳에서 발생했다.

인간의 생존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 전 세계는 한목소리로 환경 회복을 주장함에 따라 지난 2015년 12월 ‘파리협정’이 체결됐다. 파리협정은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한 세계 195개국 정상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로 합의하고 채택한 협정이다. 협정에 따라 각국은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추진한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선 화석연료 중심의 기존 에너지 구조를 친환경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각국이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등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역시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을 발굴하고 있다. 수소는 대표적인 에너지원이다.

평택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도 천연가스 기반 수소생산기지 여러 곳이 올해 중으로 준공될 예정이다. 정부 역시 그린수소 생산기지를 구축할 방침이다. 탄소중립을 위해 국가적으로 큰 비용을 투입해 고도의 기술을 적극 개발 중인 것이다.

시 관계자는 “노르웨이의 경우 전체 전기생산량 중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2021년 99%에 달했고 전 세계를 기준으로 했을 때도 재생에너지 점유율이 28.1%까지 올라왔다”며 “평택을 시작으로 수소 경제가 전국적으로 확대돼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나아가 지구 환경이 회복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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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부터 평택 수소생산기지가 가동, 포승읍 액화천연가스(LNG)기지 인근에 마련된 수소생산기지에서 하루 최대 7t의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은 평택 수소생산기지. 평택시 제공

■ 폭발 등 사고 우려는 오해

평택 수소생산기지에서 마련한 수소 일부는 배관을 통해 평택항이나 인근 도시로 공급된다. 이에 따라 항만 물류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가 수소로 대체되며 산업, 상업, 주거, 교통에 필요한 에너지원도 수소로 대체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인근 지역을 넘어 수도권 전역으로 수소를 유통할 계획이다. 현재 수도권 수소충전소 대부분이 충남 서산 등으로부터 수소를 공급받아 왔다. 평택에서 생산한 수소를 공급받아 사용할 경우 결과적으로 운송비의 50%가량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를 위해 평택 수소생산기지는 장기적으로 수소 액화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기체인 수소를 액체로 만들기 위해선 영하 253도의 초저온 냉열이 필요하다. 평택 수소생산기지는 인근 포승읍 LNG기지에서 LNG 기화 후 버려진 냉열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액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일각에선 수소생산기지 조성을 두고 폭발 등을 우려해 안전성을 걱정하기도 한다. 이 같은 오해는 ‘수소폭탄’으로 인한 것으로 일반 수소는 수소폭탄에 사용하는 수소와 다른 물질이다. 수소폭탄은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사용되며 이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질 수 없는 물질이다.

또 수소가 폭발하려면 수소끼리 모여 가스구름이 형성돼야 하지만 수소는 공기보다 가벼워 아주 빠르게 흩어진다. 결과적으로 누출로 수소가 새어 나가도 폭발할 위험이 없다.

시 관계자는 “수소생산기지는 다양한 각도에서 안전 검사를 실시한 후 가동에 들어갔다”며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택=최해영·안노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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