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글로벌 식량위기 문제와 G20 정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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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호 월드비전 경기남부사업본부장

지난해 6월 이탈리아 남부 도시 마테라에서 전 세계 주요 20개국 협의체(G20) 외교·개발 장관회의가 있었다. 이 회의에서는 코로나19로부터의 회복을 위한 보건, 기후변화, 아프리카의 지속가능 발전, 식량안보 등 전 세계적으로 협력해야 할 사안들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특별히 식량안보를 의제로 한 회의에서는 전 세계 식량위기 문제를 해소하는 데 있어 G20 회원국의 기여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데 의견 일치가 있었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마테라 선언’을 채택했다.

마테라 선언에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굶주리는 사람이 없는 ‘제로 헝거(Zero Hunger)’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G20 회원국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포용적이고 탄력적인 식량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저개발 국가에 식량지원 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

얼마 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는 우크라이나전쟁의 당사자인 러시아가 회원국으로 참석했고, 여러 지역의 지정학적 갈등 문제가 회원국 간에 얽혀 있는 상황 가운데 진행됐다.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다뤄진 의제 가운데 식량안보는 주요 의제 중 하나였다. 이에 한국 월드비전은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한국 정부 대표단에 정책제안문을 전달한 바 있다. 정책제안문에는 심화된 전 세계 식량위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두 가지 이행 촉구 과제를 담았다.

첫 번째는 식량위기 대응을 위해 지난해 G20 회원국들이 채택한 마테라 선언 이행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식량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G20 회원국들이 협력을 강화하기로 선언을 통해 약속했으나 1년여가 지난 지금 전 세계 식량위기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두 번째는 식량위기를 아동의 위기로 인식하고, 아동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식량위기는 아동의 생명뿐 아니라 아동과 관련된 교육, 폭력, 노동 등 다양한 문제와 결부돼 있다. 이에 월드비전은 G20 정상들이 식량위기 대응에 있어 아동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아동보호 접근 및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인도네시아 G20 정상회의를 마치며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전쟁을 강력히 규탄하고 평화를 촉구하자는 내용을 공동선언문으로 채택했다. 우크라이나전쟁 종식이 무엇보다 중요한 국제적 현안임에는 이견은 없다. 다만 G20 정상회의 공동선언문 속에 글로벌 식량위기 이슈도 직접적으로 담겨지기를 내심 기대했던 터라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월드비전은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G20이 식량위기 해결에 적극 나서 죽어 가는 아이들의 생명을 살리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 내기 위해 각국 정부에 행동 이행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최성호 월드비전 경기남부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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