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수급 안정·온실가스 감축 ‘온힘’... 국가 경쟁력 높일 것”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전 세계가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다. 우리나라 역시 약 93%의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에너지 대란의 여파를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이때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는 무엇일까. 부존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 최선의 에너지 수급 방식이 있다면 그건 바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다. ‘에너지 선도 도시 경기도’를 꿈꾸는 나을영 한국에너지공단 경기지역본부장(56)을 만나 에너지 수급 위기 속 경기도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한국에너지공단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A 한국에너지공단(이하 공단)은 1970년대에 제 1·2차 석유파동을 겪고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1980년 7월4일 설립된 정부 출연기관이다. 그 속에서 우리 경기지역본부는 에너지 이용 합리화, 신재생에너지 보급 사업의 효율적인 추진 등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시키고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Q 에너지 이용효율 향상, 기후위기 대응, 탄소 중립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추진 중인데, 특히 중점을 둔 부분은.
A 먼저 공단에서는 에너지절약 시설투자 지원, 제로에너지 인증, 전기차 충전기 설비비용 지원 등 산업·건물·수송 등 부문별 에너지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을 위해 에너지원별 산업 기반 강화 및 보급에 나서며, 주요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품질관리를 위해 KS인증제도를 운영한다. 또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설치 자금을 보조·융자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올해의 경우 주택, 건물, 융·복합 사업 등에 총 3천200억원 이상을 지원해 신재생에너지 보급 촉진에 크게 기여했다. 이 외에도 전국 약 118만가구의 취약계층이 필수 에너지를 구입할 수 있도록 동·하절기에 에너지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에너지바우처 제도도 시행 중이다.
Q 바야흐로 ‘에너지 시대’다. 경기지역본부의 주요 역할은 무엇일까.
A 공단 경기본부는 에너지 관련 정부의 정책 및 사업들을 지역주민과 산업체에 전달하고 이행되도록 하고 있다. 에너지 절약과 이용효율 향상,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는 기본적으로 에너지사용자의 추가적인 노력과 투자비용이 요구되지 않나. 이에 공단 경기본부에서는 에너지이용합리화 업무를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지자체 및 시민단체 등 지역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일례로 올해는 수원 YWCA와 함께 수원역 일대에서 대기전력 측정 및 에너지절약 인식 제고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경기지역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17.9%)하고, 배출 속도도 전국 평균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곳이다. 철강이나 석유화학 등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다소비 업종의 비중은 낮지만 산업체 수가 워낙 많아 사용량이 많다. 또 인구 증가와 함께 건물·수송 부문에서도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경기본부는 도내 산업의 탄소중립 인프라 구축과 지역주민들의 탄소중립 인식 확대를 위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경기도와 함께하고 있는 ‘탄소중립 산업단지 조성사업’, 종교단체와의 ‘탄소중립 실천문화 확산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Q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발맞추기 위해 어떤 노력이 뒷받침돼야 하는지.
A 우리 제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27.5%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독일, 일본 등의 선진국들은 경제가 성장해도 에너지 소비가 감소하는 탈동조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에너지 소비가 경제성장을 추종하는 동조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우리도 선진국처럼 경제는 성장하되 에너지 소비는 줄이는 방향으로의 에너지 소비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또 에너지 다소비산업의 생산성은 향상시키면서 에너지소비 및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다소비산업 중심의 에너지 수요효율화 제도를 추진해야 한다. 현재의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 상황은 우리에게 위기일 수도 있지만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산업 및 경제 구조로 개선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에 우리 공단의 역할과 책임이 막중해진 만큼 예산과 전문 인력을 확충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현재의 여건에서 우리 직원들 하나하나의 역량을 강화해 대국민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고 에너지 전환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최근 러·우 전쟁으로 인해 녹색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있다. 위기 속 기회라는 생각도 드는데, 내년 역점 과제는.
A 최근 에너지 수급 위기와 기후 위기가 동시에 겹치면서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실현이 큰 과제다. 에너지 이용 효율화는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 수단이자 다양한 경제적 기대 효과가 큼에도 불구하고 기술의 발전과 투자 재원 마련 등의 어려움으로 목표 달성이 지체되는 분야다.
이에 우리 공단은 과거 효율시장 전환의 성공 경험을 토대로, 에너지 수요관리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에너지효율 혁신을 견인해 나갈 예정이다. 또 에너지 수요효율화 대책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에너지 비용증가에 따른 기업, 가계 부담을 줄이고 국가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에너지의 수급안정과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적극 노력할 계획이다.
Q 취임 2년간 바라본 경기도의 현재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인지.
A 경기도의 인구는 1천358만명으로 광역지자체 중 가장 많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6%를 차지하기도 한다. 기초지자체도 31개 시·군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경기도민의 에너지와 탄소중립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실천, 그리고 지자체의 노력과 성과는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과 온실가스 감축의 바로미터라고 생각한다.
2021년 1월 경기지역본부에 온 이후 도민들과 에너지 관련 효율적인 소통을 위해 시민단체와 긴밀한 협력을 위해 노력했다. 또한 에너지설비 투자 확대를 위해 정부의 정책자금이 최대한 확보되도록 신재생에너지 설비 등 투자 수요발굴에 주안점을 뒀다. 앞으로도 경기도가 친환경 에너지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기초지자체, 지역시민단체, 지역주민 등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에너지 전환 관련 정책자금 활용을 촉진해 에너지절약 시설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아울러 현재 동절기 에너지 절감이 매우 긴급한 상황에서 경기도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에너지 절감 노력으로 가장 모범적이고 선도적인 에너지도시 경기도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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