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심곡동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시공사 분쟁 등으로 중단 市 “사유 재산… 조처 어려워”
“밤이면 불빛 하나 없는 흉흉한 폐허 건물 앞으로 혼자 다니기 무섭습니다.”
부천시 심곡동 가로주택 정비사업지 인근 주민들은 밤만 되면 불안하다. 이주는 완료됐지만 철거가 진행되지 않아 방치된 상태여서 야간에는 범죄 사각지대로 전락하고 있어서다.
17일 부천시에 따르면 시는 중동 1-1구역 등 10곳과 괴안 1-6구역(동신아파트) 등 21곳에서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소사본동 229-12 외 13필지 로얄연립 가로주택정비사업을 비롯해 100여곳이 조합설립 인가를 받고 사업에 나섰다. 소규모 재건축사업도 송내동 598-3번지 해바라기연립 등 30곳에서 진행되고 있어 모두 150여곳에서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문제는 최근 어려워진 경제 상황으로 조합과 시공사 간 분쟁 또는 조합원 간 갈등, 일반 분양자와의 분쟁 등으로 사업이 멈추면서 건물이 방치되고 있는 점이다. 철거하지 못한 건물은 폐허가 되다시피 하고 범죄 사각지대 우려도 제기돼 주민들은 밤이면 무서워 밖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심곡동 한 A연립 가로주택정비사업지의 경우 빌라 4동은 이주가 끝나고 공실인 상태지만 철거가 수개월째 미뤄지면서 폐허로 방치돼 있으며 담벼락은 금이 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태이고 동별 사이 나대지에는 쓰레기더미 등이 쌓여 있다.
빌라 출입구는 임시방편으로 안내문 부착과 테이프 끈으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출입할 수 있고 건물 사이의 대지에는 폐가구와 장판, 이불, 버려진 가전제품, 페인트통 등 각종 쓰레기가 널려 있었다.
인근 주민 A씨(45)는 “밤에 아이와 함께 지나가다 고양이나 유기견 등이 튀어나와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며 “야간에는 무서워 아이들에게 아예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시 관계자는 “조합 사정으로 사업 추진이 지체되면서 철거작업이 미뤄지고 있다. 우범지대 전락 우려에 대해 공감하고 있지만 재산권 침해 등 사적 영역이어서 임의로 조처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 안전을 위해 해당 조합에 관리 강화를 요청했고 담당 경찰서에도 방범순찰 강화 등을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