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논평을 밝힌 바 있다. ‘검찰, 이재명 소환은 28일로 끝내라’(경기일보 1월18일자 보도). 독자들이 주신 다양한 형태의 의견이 있었다. 그중 하나는 이런 것이다. ‘이재명 대표가 진술을 하지 않고 있는데, 수사를 그냥 끝내라는 것이냐.’ 그런 취지가 아니었음은 물론이다. 효력 없는 소환 조사로 시간 끌지 말라는 거였다. 진술서로 갈음하는 조사고, 검찰 마당 정치 이벤트다. 이런 기망 행위 끝내고 결론을 내라는 것이었다.
예정됐던 소환이 28일 이뤄졌다. 전개되는 장면이 예상 그대로다. 출두하는 그를 지지자들이 연호했다. 이 대표의 정치탄압 선언이 있었다. 이재명 구속 구호가 거기 뒤섞였다. 갈라진 한국 정치가 그대로 재연됐다. 조사실로 들어가 12시간 조사를 받았다. 실제 조사 시간만 8시간여에 달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내용은 없다. 33쪽의 진술서를 내고는 입 닫았다. 검찰 질문서가 150쪽이었다. 질문마다 ‘진술서로 갈음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이 대표 변호인단이 검찰이 시간을 끌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가 심야 조사를 거부했다. 결국 수사는 마무리되지 않았다. 검찰이 재출석 날짜 2개를 제시했다고 한다. 이 대표 측의 확답은 없었다고 한다. 3차 소환의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우리가 지적한 부분이 바로 여기다. 지난 11일 1차 조사 때 이미 증명됐다. 실효성은 없고 정치만 남은 소환이다. 28일도 그럴 거면 그런 소환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3차 소환은 없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이 대표 측 출두 거부와 검찰의 구속영장청구다. 이 대표 소환까지 끝낸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이 있다. 성남지청에서 이 사건을 이송 받아 묶어 청구할 거란 예상이다. 실제 이재명 대표가 구속 수감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 국회는 현재 1월 임시국회 중이다. 종료와 동시에 2월 임시국회로 이어진다. 체포동의안은 부결될 것이 확실하다. 결국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으로 가는 것이다.
‘출두 진술서’는 묘한 수였다. 출석 불응에 대한 비난 여론을 피했다. 그러면서 조사도 피해 가는 효과를 거뒀다. 검찰에게는 실익 없는 소환이었다. 서면 진술서 39쪽(대장동 33쪽, 성남FC 6쪽)을 받은 게 전부다. 우편으로 받았어도 되는 자료였다. 물론 어느 쪽을 비난할 건 없다. 이 대표에는 피조사자의 권리다. 검찰에는 수사기관의 숙제다. 다만, 이런 진정성 없는 ‘법 기술’을 국민 앞에서 계속 반복한다는 것 자체는 문제가 커 보였다.
대장동 수사는 오래됐다. 국민에게 문재인 검찰이 어디 있고, 윤석열 검찰이 어디 있나. 검찰·경찰 수사만 벌써 두 해를 넘겼다. 이제 수사 단계의 결론을 내려야 할 때다. 유혐의인가 무혐의인가. 유혐의이면 구속기소인가 불구속기소인가. 결정하고 발표해라.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