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에 열리는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최초로 채택됐다. e스포츠는 일반적인 스포츠와 달리 육체적인 능력보다는 정신적인 능력을 위주로 펼쳐 나가기 때문에 정신스포츠(멘털스포츠)로 분류되며 컴퓨터·비디오 게임을 통해 경쟁하는 스포츠 개념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게임 산업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고 프로게이머가 등장하면서 이전에는 게임을 단순 오락으로 치부하며 부정적이던 사회적 인식이 점차 긍정적 방향으로 변화했다. 그리고 오늘날 게임 분야는 유망한 신산업 중 하나로 e스포츠라는 장르가 탄생하게 됐다.
e스포츠는 비디오 게임을 통해 이뤄지는 스포츠를 일컫는 말이다. e스포츠(전자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의 정의에 의하면 ‘게임물을 매개(媒介)로 하여 사람과 사람 간에 기록 또는 승부를 겨루는 경기 및 부대활동’을 말한다. e스포츠 산업은 2016년부터 매년 꾸준히 팬 층이 증가하며 그 열기가 나날이 뜨거워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e스포츠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며 향후 게임 강국을 꿈꾸는 나라가 있는데 바로 사우디아라비아다.
◆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e스포츠 투자
지난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는 산하에 사비게임스그룹(이하 사비)을 신설, 독일 e스포츠 제작 회사인 ESL게이밍과 영국의 e스포츠 플랫폼인 FACEIT를 인수하고 본격적으로 게임 산업에 뛰어들었다. PIF는 일본의 캡콤과 넥슨의 지분을 인수하고 미국의 게임 회사 세 곳(일렉트로닉아츠, 테이크투인터랙티브소프트웨어,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지분도 보유하게 됐다.
사비는 앞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250개의 게임 회사를 설립하고 3만9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또 사비는 이를 통해 자국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기여도를 500억리얄(약 19조원)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사우디 e스포츠 시장에 대한 전망
보스턴컨설팅그룹의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 e스포츠 시장은 2021년에 10억달러에 달했고 2030년까지 6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지역에서 가장 큰 시장을 보유한 사우디는 걸프만의 게임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물론 사우디가 넘어야 할 몇 가지 산이 있기도 하다. 다른 국제 시장에 비해 아직은 사우디의 게임 산업이 초기 개발 단계에 놓였기 때문에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할 필요가 있고 사우디 내에서는 게이머가 프로게이머로 성장하기 위한 뚜렷한 경로가 아직 없으므로 게이머가 경력을 쌓을 수 있고 공정한 경쟁이 진행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우디가 가진 잠재력은 막강하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이집트는 2021년에 게임 산업을 통해 각각 5억2천만달러, 1억7천200만달러의 수익을 달성하며 사우디 다음으로 활발하게 게임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데 현재 시장 규모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압도적이다. 세 국가의 시장 규모에서 사우디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58.7%에 달한다. 게이머 수는 이집트가 58.2%의 비중을 차지하며 사우디보다 많지만 현재 사우디 국부펀드 PIF가 게임 산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사우디의 시장경쟁력은 중동 지역에서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젊은 연령의 인구가 많고 직업에 대한 수요가 막대한 국가다. 그렇기에 다양한 문화적·산업적 접근을 요하며 이제는 대한민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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