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와 고물가 시대에 따른 높아진 인건비 등으로 셀프 서비스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셀프 서비스 논란 등은 여전히 불식하지 못해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셀프 서비스는 1932년 미국에서 비싼 인건비 문제로 유명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에서 처음 실시됐다. 우리나라는 2018년 대형 유통마트에서 소비자들의 계산 편의를 위해 무인계산대가 처음 도입된 후 다양한 방식으로 음식점과 셀프 주유소 등으로 확산됐다.
무인점포도 매년 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경기도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2018년 83만1천명에서 2019년 88만5천명, 2020년 89만1천명, 2021년 89만6천명, 지난해 93만6천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문화’로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까지 확산되면서 ‘무인 셀프시대’라는 말까지 나온다. 반면 제 값 주고도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불만 역시 점점 커지고 있다.
셀프 서비스와 관련된 시장에서 소비자 상담 건수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셀프 빨래방은 200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연평균 22.7% 성장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소비자 상담 건수 또한 28건에서 87건으로 211% 급증했다. 5년간 셀프 빨래방 관련 총 상담 건수는 284건에 달했다.
키오스크 또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장애인과 고령층의 불편이 뒤따른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7월 키오스크 이용 경험이 있는 20∼60대 총 5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근 1년간 이용 중 불편 또는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233명으로 절반에 달하는 46.6%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해 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무인점포 및 키오스크의 보급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며 “장애인과 고령자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불편, 박탈감, 사회적 소외 문제 등이 부각되고 있어 관련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유관 부처에 업종별 키오스크 기능 및 설계 표준화를 건의했고 조사 대상 사업자에게 고령자, 장애인 등 디지털 약자층의 키오스크 접근성 개선을 권고했다”며 “고령 소비자의 키오스크 이용 미숙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앞으로도 맞춤형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본질 흐려진 셀프 서비스… 우선 인식부터 개선해야”
셀프 서비스에 대한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를 만나 셀프 서비스가 우리사회에 던진 문제점 및 해결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Q. 셀프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A. 음식점을 예로 보자. 물가가 치솟고 있다. 코로나19까지 터졌다. 이러한 악순환에 최저 임금까지 계속 올라 자영업자들은 비용적인 부분에서 압박을 크게 느끼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갑은 갈수록 얇아지고, 생활비가 부담이 된지 오래다. 2인 이상 식사하면 지출비가 3만원을 훌쩍 넘는다. 자영업자와 소비자 모두 경제적 부담이 큰 상황이다. 그러나 입장은 서로 정반대다.
Q. 논란을 부추긴 요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지.
A. 우리나라는 자영업 비중이 엄청나다. 그만큼 치열하고, 이익에 있어 굉장히 예민하다. 영세한 곳도 많아 수익과 지출에 있어 균형 맞추기 쉽지 않을 것이다.
소비자는 지불하는 액수 만큼 서비스가 뒤따르지 않는다고 느낀다. 값에 당연히 서비스가 포함돼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자영업자는 원가 및 인건비 등을 따졌을 때 제공되는 음식 또는 제품 가격에 서비스 값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영업자와 소비자 간 충돌하는 부분이다. 이해관계와 접근 방식이 다르다. 동상이몽이다.
Q. 상생을 위한 대처 방안은 있나.
A. 자영업 매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재방문이다. 소비자는 똑똑하다. 상품의 원가 등 모든 것을 대략적으로 잘 파악한다. 따라서 서비스 등 가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손님이 여럿 있다면 업주는 주변 상황을 고려해 가격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고객이 재방문하도록 만드는데 있어 변화가 필요한지 스스로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고물가 시대지만, 주변 상권과의 비교를 통해 최소 한도에서 적정가를 맞추면 문제없을 것이다.
소비자는 여유롭고 폭 넓게 생각하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소비자가 음식점을 선택할 때는 음식의 맛, 가격, 위치, 인테리어, 서비스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한다. 한 시간 이상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는 맛집의 경우 서비스가 셀프라 하더라도 음식에 대한 매력이 있어 사람이 몰린다.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을 정도로 음식 맛이 특출한 경우 스스로 셀프 서비스를 해도 불평 불만하는 고객들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맛있는 음식을 제공받는 것 또한 서비스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와 자영업자는 공생관계다. 각박한 사회 속에서 상호 협조적으로 상생하는 여유가 있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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