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기도 미래세대를 위한 행복한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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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겸 경기도의회 의원

강도 높은 업무, 유해물질 노출, 잦은 부상 위험, 결원 인력 충원의 어려움 등 학교급식 조리종사자의 열악한 근무 환경에 관한 문제 제기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4월 기준 경기도 공립학교 학교급식 조리종사자 1명이 담당하는 식수인원은 평균 113명으로 관공서 평균 60명에 비해 2배 정도로 높은 편이다. 경기도에는 조리종사자 1명당 식수인원 140명이 넘는 학교가 아직도 108개나 된다.

 

학교급식 운영은 식사 시간이 돼 우리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당연한 일상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급식을 준비하는 학교급식실의 대부분은 대량의 식수인원의 감당, 급식시간과의 싸움, 식중독과의 전쟁 등 깨끗하고 안전한 급식 제공을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노동 현장이 담보돼 평범한 일상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학교급식 조리종사자 신규 채용인원은 1천852명, 개인사정 등에 따른 퇴직은 1천175명으로 사명감이 무색해질 정도로 높은 취업률과 퇴직률을 동시에 보였다. 올해도 도교육청은 결원을 메우기 위해 900명에 육박하는 신규채용을 계획하고 있고 지역별 결원 발생 시 수시 공개채용으로 지역교육청별 신규채용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마저 지원자가 많지 않아 인력 공백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인력 부족 상태가 지속됨에 따라 기존 인원이 감당해야 할 업무는 많아지고 강도는 높아지면서 결국 급식실 업무환경은 산업재해로 이어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2021년부터 2023년 7월까지 경기도 학교급식 조리종사자 중 산재를 신청한 9명이 모두 직업성 암인 폐암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그뿐 아니라 통계로 본 같은 기간 근골격계질환 등 업무상 질병 발생 현황은 203건에 달한다. 급식종사자의 인력 증원과 조리흄(cooking fume) 등 유해물질에 노출돼 있는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학교 급식 조리종사자들의 노동환경을 바꾸기 위해 조리종사자 배치기준 개선과 조리 과정에서 나오는 열기와 연기, 세척 약품 등 유해물질 접촉을 최소화하고 공기질 개선 등 급식실 환기시설을 포함한 환경 개선, 폐암과 산재가 증가하고 있는 노동환경의 변화를 면밀히 살펴 더 이상 급식실의 상황을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조리종사자의 업무 경감 및 효율적인 작업환경 조성을 위해 HACCP 자동화 시스템 등 자동화 기기 확충 및 급식실 현대화사업을 점차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 밖에도 낮은 임금, 부족한 휴게공간, 자유로운 연가 활용 보장 등 조리종사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구체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반드시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경기도 학생들은 경기도의 미래다. 급식실 조리종사자들이 행복해야 우리 학생들이 행복한 급식을 먹을 수 있고, 그들이 경기의 미래로 성장해 나갈 때 우리는 더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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