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폭염 피해 예방, 아무도 소외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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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동 기상청장

폭염으로 지구촌이 펄펄 끓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한 달 내내 43도를 기록했다. 캐나다와 하와이에는 폭염 속에 대형 산불이 발생했고, 인도는 5월에 49.2도까지 오르며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우리나라도 8월 초 한라산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전 세계적인 폭염의 원인을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보고 있다.

 

기후변화는 통상적으로 10년 이상 오랜 기간 나타난 통계상 유의한 수준의 기후 평균 상태나 변동성의 변화를 의미한다. 기상청에서 발간한 ‘우리나라 109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기후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 30년(1991~2020년)과 과거 30년(1912~1940년)의 장기적 기후변화 분석 결과 봄과 여름의 시작일이 빨라졌다. 또 여름은 20일 길어지고 겨울은 22일 짧아졌으며 모든 절기의 평균기온이 상승했다. 말 그대로 기후가 변했고,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은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됐다.

 

폭염은 자연재난 가운데 단일 기상 현상으로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발생시킨다.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났던 2018년 여름, 전국에 4천여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48명이 사망했다. 당시 서울의 최고기온은 39.6도였고 폭염일수는 22일로 1943년 이후 가장 길었다. 앞으로 2040년까지 폭염일수는 평균(2000~2019년) 8.8일에서 17.8일로 9일 증가하고 열대야일수는 3.2일에서 15.4일로 12.2일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폭염은 일부 지역에 국한돼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닌, 광범위한 지역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누구라도 어디에 있든 폭염 피해 예방에 신경을 써야 하지만 폭염의 위험성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경제적 요인에 따른 대처 능력의 차이에 따라 달리 나타나며 어린이, 노인,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가 폭염 취약계층으로 분류된다.

 

최근 유엔은 2030년까지 ‘아무도 소외되지 않게 한다’는 것을 인류 보편적 환경, 경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의제로 설정한 바 있다. 우리 정부도 ‘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핵심 국정과제로 삼고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는 가족, 모두가 함께하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상청은 폭염 취약계층의 폭염 피해를 예방하고자 다양한 측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신체적, 사회·경제적 제약으로 폭염에 신속히 대처하기 어려운 고령자를 위해 자녀가 부모님 거주지역의 폭염 영향정보를 받고, 폭염 예상 시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도록 하는 ‘부모님께 안부 전화 드리기’ 캠페인과 스마트마을방송을 통한 폭염 예방 활동을 진행 중이다. 또 폭염에 대한 경각심 제고와 국민 소통 활성을 위한 ‘해패해피 캠페인’과 폭염 피해 최소화를 위한 ‘폭염특별대응반’을 운영하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기상청은 단 한 명의 국민도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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