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청년세대는 왜 헬조선을 외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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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재도 미래정책개발원 이사장·경영학박사

여러 해 인재 육성과 교육정책자문을 하는 일을 해왔다. 그러기에 현재 대두되는 청년 정책과 청년들의 사회 인식 상황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 글을 쓰려 한다. 최근 발생한 묻지마 범죄(Senseless Crime), 일본 오염수 사태, 잼버리 사태 등 사건들만 생기면 물 만난 듯이 여기저기에 서슬 푸른 현수막들로 거리를 오염시키며 싸움을 일삼는 정치와 정부의 무능은 청년들에게 깊은 좌절과 강력한 반발을 갖게 한다.

 

그 결과 폐쇄된 정치는 ‘국뽕’으로, 정치인과 관료들은 꼰대를 넘어 ‘틀딱’으로 조롱받는다. 또 그들이 속한 나라, 한국을 ‘지옥 같은 나라’라는 의미인 ‘헬조선’으로 명명하며 기성세대를 향한 저항을 보이고 있다.

 

이번 글은 ‘헬조선담론’의 발생 동기와 현주소를 중심으로 청년정책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모색한 서울대 이우창 학자의 연구 자료를 논거로 기술하고자 한다. 헬조선 담론이 왜 탄생하게 됐나?

 

먼저 청년들이 기성세대의 대안 없는 좌파우파 꼰대들에게 대항하는 의미로 진보 측에서 말하는 개혁 의지 없는 세대 인식에 대한 저항이고, 보수 측에서 언급하는 배부른 투정의 담론으로 인식에 대한 총체적 저항 의식으로 본다. 또 노력을 통한 신분 상승의 폐쇄에 대한 강력한 저항 의지다. 사회구성원들의 의식 및 정부의 무능함을 통해 볼 수 있는 ‘미개함’에 대한 의지 표현이기도 하다.

 

그 결과 매년 총예산의 15%에 해당하는 비용을 저출산 정책 비용에 연간 약 50조원. 일자리 예산에 연간 30조원 이상을 헬기로 살포했지만 그 결과는 참담했다. 세계 최저인 0.78명을 넘어 이제는 0.7명으로 급락하는 합계출산율과 일자리 정책 후 프리터족(단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청년(15~29세)의 약 4분의 1인 약 104만명으로 증가했다.

 

일자리를 포기하는 이유 중 하나는 미래세대라고 떠들면서 모든 집계에서 청년을 단순 경제활동인구로만 보는 시각에 대한 자학적 저항 의지이기도 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 부정적인 통계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만 해법을 찾을까?

 

먼저 그들이 원하는 것은 정책과 정치의 이념을 떠나 싸움과 정쟁이 아닌 진지하고 발전적인 협의와 협치의 모습이다. 또 헬리콥터식 돈 살포가 아닌 재정과 인식 전환을 위한 기초교육을 높여 가야 한다. 청년세대들 역시 기성세대의 비판적 서사에서 벗어나 자신을 위한 거시적 태도가 필요하다. 비판과 저항만으로 자신들의 건강하고 발전적 미래를 스스로 포기하려는 태도는 결코 올바른 청년의식이 아니라고 본다.

 

‘건강한 젊은이란 혐오스러운 것들을 정당하게 비판하고 미워할 줄 알며, 아름다운 것들은 즐겁게 칭찬하고 영혼의 자양분으로 삼아 온화한 성품을 가진 사람’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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