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김용인 대한민국재향경우회 중앙회장

“한번 경찰은 영원한 경찰, 국민과 함께하는 경우회”

 

“한 번 경찰은 영원한 경찰입니다.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올해로 창설 60주년을 맞은 대한민국재향경우회. 막강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퇴직 경찰들의 친목 단체였던 대한민국재향경우회가 대격변의 시대로 들어섰다.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비간부 경찰서장 출신인 김용인 대한민국재향경우회 중앙회장이 수장을 맡게 된 이후부터다. 지난 2021년 6월 취임 이후 줄곧 국민들의 치안과 지역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김 회장.

 

경찰 관련 단체 중 규모가 가장 큰 경우회의 수장으로서 “지역회를 중심으로 국민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경우회를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하는 김 회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방향성 등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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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인 대한민국재향경우회 중앙회장. 홍기웅기자

 

Q. 대한민국재향경우회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A. 대한민국재향경우회는 퇴직 경찰공무원으로 구성된 법정단체다. 현재는 전국적으로 시·도회와 지역회, 여경회, 해양 경찰 등 150만여명의 퇴직 경찰공무원이 소속돼 있다. 

 

경우회는 국민에 대한 봉사와 국가치안과 공익 증진, 경우회원 상호 간의 친목,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목적으로 1963년 11월21일 당시 내무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설립됐다.

 

‘영원한 경찰인, 국민과 함께’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현재도 국가안보와 민생치안을 위한 다양한 협력 사업에 참여하며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각종 범죄와 교통사고 예방, 아동지킴이 활동 등에도 적극 나서면서 영원한 경찰인으로서 국민들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경찰이 된 이유가 무엇인지. 또 경찰 생활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A. 어렸을 때 농촌 청소년 모임에서 다양한 활동을 했었다. 그곳에서 농업을 비롯해 많은 걸 배우면서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됐는데, 주변에서 열정적이고 성실한 성격에는 경찰이 제격이라면서 경찰 시험을 보라고 권유했다. 그때부터 경찰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마침 충남 경찰에서 순경을 모집했다. 열심히 준비했고, 좋은 성적으로 합격해 1972년 충남 경찰 20기로 순경 생활을 시작했다.

 

경찰에 입직하고 나선 ‘민생치안에 앞장서는 경찰이 되겠다. 주민들이 경찰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도록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각오를 다지면서 생활했다. 늘 복장을 단정히 하고 시간에 맞춰 순찰을 돌며 지역 주민들의 곁을 지켰다.

 

그러다 퇴근길에 ‘쓰리꾼’(소매치기의 은어)을 붙잡은 적이 있다. 당시 쓰리꾼들은 항상 흉기를 소지하고 다녔는데, 위험하다는 걱정도 했지만 경찰로서 모른 척할 수 없었다. 질긴 몸싸움 끝에 범인을 검거했고, 경찰국장 표창을 받고 지역신문 등에 보도되기도 했다. 자칫 잘못하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었지만, 경찰로서 사명을 다했다는 점에서 가장 보람있고 뿌듯한 일로 기억하고 있다.

 

Q. 경우회 역사상 경찰서장 출신의 중앙회장 탄생은 처음이었다. 당시 소감은?

A. 예전에는 장관이나 경찰청장 출신이 경우회장에 임명되다가 1990년대 말 선거제로 바뀌었다. 이후에도 수차례 선거를 했지만, 계속 고위직 출신에서만 경우회장이 배출됐었다. ‘경우회의 진짜 주인은 회장이 아닌 회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지난 2021년 제23대 중앙회장 선거 당시 경찰서장 출신으로 출마해 고위직을 지낸 상대 후보들과 경합을 벌였다.

 

하지만 그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비간부 경찰서장 출신이 중앙회장을 하면 다른 단체 회장이나 국가기관을 상대할 때 격에 맞지 않는다고 비하하는 사람도 더러 있었고, ‘국회나 정부 부처와 경우회 관련 사항을 논의할 때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무시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경우회 총무기획처장과 부회장, 수석부회장을 지내면서 동료 경우들에게 노력과 열정을 보여줬다. 150만 경우회 대다수가 평범하게 순경으로 입직한 분들인데, 이런 노력들이 경우들의 마음을 움직여 제23대 중앙회장으로 당선된 것 같다. 이들의 기대에 부응해 진정으로 경우회원의 참된 심부름꾼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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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인 대한민국재향경우회 중앙회장. 홍기웅기자

 

Q. 150만 경우회원들을 이끌고 있다. 어떤 마인드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가.

A. 앞서 말했듯 우리는 영원한 경찰인이다. 이 때문에 경우회는 후배 경찰들에게 자랑스러운 조직이 돼야 한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비리 등에 연루되지 않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봉사하고 헌신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본다. 취임 이후 줄곧 이런 부분을 가장 중요시 해왔고, 각 지역회 등에서도 치안질서 확립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일례로 강원 속초에서는 지역회의 다양한 치안활동으로 지역사회에서 가장 존경받는 단체가 됐고, 구리시 경우회는 산책길을 순찰하고 범죄 예방을 하는 활동을 펼치며 지역 주민들의 치안 확립을 위해 애쓰고 있다. 최근 서울의 한 등산로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는데, 이런 일을 예방하고 민생치안에 앞장설 수 있도록 경우회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거창한 사업을 하고 많은 활동을 하는 것보다 주민들의 안위를 지키는 것이 진정한 경찰인으로서의 경우회라고 생각한다. 아동 안전지킴이, 자연보호, 애국 충절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국민들과 함께하는 경우회가 되자는 마인드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Q. 취임 후 성과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A. 경우회에는 지방경찰청 단위의 19개 시·도경우회와 경찰서 단위의 275개 지역경우회가 있다. 예전부터 시·도회와 지역회가 잘 돌아가야 경우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 시·도회와 지역회 발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지역 경우회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전국 시·도경우회와 지역경우회를 자주 방문하고 있다. 취임 이후 경기남부도회와 광주시회를 시작으로 전국 곳곳의 경우회를 180여차례 방문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남은 임기 동안에도 더 많은 경우회원들을 만나 격려하고 소통하며 하나되는 경우회를 만들고자 한다.

 

Q. 앞으로 경우회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생각이신지. 향후 계획에 대해 한말씀 부탁드린다.

A. 대한민국재향경우회의 중심은 중앙회가 아니다. 중앙회 간부와 임직원은 경우회원의 심부름꾼이다. 경우회원들의 피와 땀인 예산을 한 푼이라도 소중히 사용하고, 지역회가 발전할 수 있도록 격려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경우회로 거듭나겠다.

 

특히 앞으로는 지역회의 재정 확충에 더욱 힘쓰고 취임 당시 공약으로 내걸었던 ▲독립 경우회관 건립 ▲경우회법 개정 등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자 한다.

 

아울러 제가 이사장으로 겸직 중인 재단법인 경우장학회의 장학회 기금을 과감히 늘리려고 한다. 후배 경찰관들과 경우들의 자녀가 돈이 없어서 학업을 중단하거나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항상 국민들을 위해 애쓰는 경우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공을 들이겠다.

 

부족한 저를 경우회장으로 뽑아준 경우회원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결과로서 증명해 보일 수 있도록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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