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욕심쟁이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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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주 인천시의원(더불어민주당·서구6)

이솝우화에 ‘욕심쟁이 개’라는 제목의 우화가 있다.

 

욕심 많은 개가 지나가다 큰 고깃덩어리를 발견하고 혼자 몰래 먹기 위해 멀리 가던 중 다리를 건너다 물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또 다른 개가 고기를 물고 있는 것으로 착각해 그 고기를 뺏으려 으르렁거리며 짖는 바람에 물고 있던 고깃덩이를 떨어뜨렸다는 내용의 이야기다.

 

누구나 잘 아는 이야기이고 교훈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매우 짧고 우스운 이야기지만 때론 이러한 단순한 교훈도 잊어버리고 살아갈 때가 있다.

 

요즘 전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뉴스 중 김포시 서울 편입에 대한 사안에 이 우화를 대입해 본다.

 

김포시는 서울지하철 5호선 검단·김포연장 노선을 김포시 안으로 가져가기 위해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하겠다는 강수를 뒀다. 인천시안과 김포시안으로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각자의 주장으로 평행선을 긋고 있는 상황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안은 검단신도시와 불로동을 거쳐 김포 장기동으로 향하는 검단에 4개역을 만드는 노선인 반면 김포시안은 검단지역에 2개의 역만 만드는 노선이다.

 

마지막 인천 서구 불로역은 김포 감정동과 매우 인접해 있어 우리는 인천시안은 3.5역, 김포시안은 1.5역이라고 표현한다.

 

결국 검단지역에 두 개의 역을 더 두느냐 마느냐의 차이다.

 

더욱 냉정하게 보면 김포시는 두 개의 역을 거치는 동안 늘어나는 불과 몇 분도 안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아둔한 몸부림을 하고 있는 셈이다.

 

얼핏 생각하면 김포시가 역을 더 가져가느냐 마느냐의 싸움일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게 아니다.

 

서울5호선 연장사업은 2016년 총선에서 검단지역 후보가 공약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방화동 차량기지와 건설폐기물처리장을 이전하고 그 지역을 개발할 구상을 가지고 있는 서울시의 계획을 알고 검단으로 노선을 연장하는 제안을 하게 된 것이다.

 

이 와중에 김포골드라인의 문제점이 발생하자 지리적으로 김포 고촌지역을 지날 수밖에 없기에 김포시와 함께 힘을 모아 추진하는 것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김포시의 현안을 함께 해결하자는 호의를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내 보따리 내놓으라고 으름장을 놓는 것과 도대체 무엇이 다른가.

 

건설폐기물처리장을 받겠다고 서울시에 구차하게 사정을 해도 안 통하니 이제는 광역소각시설, 수도권쓰레기매립지를 공물로 바칠 테니 서울 사람으로 해달란다.

 

이를 통해 50만 김포시민들이 몇 분의 시간 단축 외에 얻는 이익은 무엇인가.

 

김포골드라인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 주려던 인천시와 서구 검단주민의 호의를 저버린 채 두 개의 역을 빼앗아 보겠다고 하기에는 잃는게 너무 많은 것 아닌가.

 

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다가는 5호선 연장 전체가 물 건너 갈 판이다. 고촌과 시네폴리스 그리고 장기동까지 연장하는 많은 것을 입에 물고 있음에도 가지지도 못할 남의 것을 뺏기 위해 그 많은 것을 내놓고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서울 편입 카드를 꺼내며 판을 키우고 있다.

 

과거 검단과 강화는 김포 행정구역이었다. 비록 경기도와 인천광역시로 분리됐지만 같은 생활권으로 묶여 있고 버스도 지하철도 같이 이용하는 같은 생활권에 지역공동체이며 행정공동체다.

 

김포와 검단은 상생을 꾀하며 행정력을 모아야 하는데 자꾸 입에 문 고기를 혼자 먹기 위해 멀리 떠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나치 독일로부터 민주주의 가치를 지켜낸 영국 처칠 총리의 말이 뇌리를 스친다. “돈을 잃는 것은 적게 잃는 것이다. 명예를 잃는 것은 크게 잃는 것이다. 그런데 용기를 잃는 것은 전부를 잃는 것이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다. 5호선 연장이 물거품이 되면 물고 있던 고기도 강물에 떨어뜨리는 어리석은 이솝우화의 개와 다를 바 없다. 23만 검단시민과 50만 김포시민의 염원을 걸고 베팅하기엔 소득이 없는 도박이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도박을 멈추고 이웃인 300만 인천시민에게 악수를 청해 의리를 지키고 공동체의 협치를 통해 상생발전을 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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