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수인선 신포역 인근 폐선로 2022년 종료 후 그대로 방치 등 곳곳 잡초 뒤덮고 쓰레기 넘쳐 전문가 “중장기 활용안 마련해야”
“이젠 안 쓰는 기찻길이라는데, 온통 잡초와 쓰레기뿐이네요.”
22일 오전 9시께 인천 중구 수인선 신포역 인근 폐선로. 철길 곳곳에는 버려진 폐트병과 비닐봉지, 소주병 등이 널브러져 있다. 철길 주변으로 풀과 나무 등이 우거졌고, 잡초들이 철길을 뒤덮어 스산한 느낌까지 든다. 철길 옆으로는 녹슨 철조망이 쳐져 시민들이 들어갈 수도 없게 막고 있다. 이곳은 지난 2022년 공식 폐선 이후 기차가 다니지 않고 있다.
주민 임동연씨(57)는 “옛날엔 기차가 오가 시끄럽기도 하고 냄새도 나서 주민들의 피해가 컸다”며 “이젠 기차도 안 다니는데 쓰레기만 쌓이고 온통 폐허처럼 변해 있다”고 했다.
같은 날 오전 11시께 부평구 부평미군기지 동측 폐선로도 상황은 마찬가지. 대단지 아파트가 인근에 있는 도심인데도 한편에 총 3.88㎞에 이르는 녹슨 갈색 철길이 방치해 있다. 폐선로와 울퉁불퉁한 돌멩이가 널려 있다 보니 시민들은 이 길을 걷지 않고 건너편 인도로 오간다. 주민 김영우씨(27)는 “철길이 칙칙하고, 폐선로와 돌길이라 울퉁불퉁해 굳이 이곳을 지나가진 않는다”고 말했다.
인천시내 곳곳에 있는 폐선로가 방치 중이다. 수십년간 인천의 경제 발전을 이뤄낸 주축에서 이젠 기능을 다했지만, 여전히 도심을 단절시키며 원도심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연구원 등에 따르면 인천의 폐선로는 10여㎞에 이른다. 이중 시민들의 생활권과 가까이 있는 폐선로 구간은 중구의 석탄부두선 2.7㎞, 부평구 군용철도 3.88㎞, 동양화학선 일부 등이다.
전찬기 인천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는 “폐선로는 1900년대 지역 곳곳에 물자를 날랐지만, 현재는 아예 기차가 다니지 않는다”며 “하지만,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이젠 되레 도심의 흉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폐선로를 장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시와 중·미추홀·부평구 등은 수년 전부터 폐선로 활용을 위한 계획을 마련하고 있지만 제자리걸음이다. 폐선로마다 소유주가 다른 데다, 트램(TRAM) 등의 계획 등에 묶여 있다 보니 단기적인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부평구에 있는 군용철도는 국방부의 소유이고, 나머지 경인국철 등과 이어져 있는 구간은 국가철도공단(KR)이나 코레일 등이 갖고 있다.
시 관계자는 “관련 기관과 함께 단기적으로 폐선로에 있는 쓰레기도 치우고 경관 정비 등에 나서겠다”며 “우선 선로를 철거하지 않고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