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상 수원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사회와 개인에게 필요한 공통의 것을 함께 만들어 나누며 그 과정과 관계를 발전시키고 유지하며 순환하는 것, 개인의 필요 욕구에서 출발하지만 집단적인 목표와 협의와 조정을 통해 공통의 필요를 만들어 가는 것, 각 개인이 ‘우리’가 돼 더 좋은 이기심을 발현하는 것, 정치는 그 자체가 공통의 필요이기도 하지만 공통의 필요를 만드는 모든 행위와 제도, 규범 같은 것들이 아닐까. 시민들이 각자 또는 함께 발전시켜 온 역량과 열정으로 같은 방향의 과정과 결과를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
정치는 인간의 작업 중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각자 생각이 달라도 큰 틀에서 ‘우리’가 돼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역사적 고비에서 정치가 실패했을 때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는지 생생하게 기억하는 사람들과 우리는 항상 한 시대를 살아간다. ‘우리’가 그렇게 쉽게 되는 것일까. 주변을 둘러보라. 오늘 마음이 가는 옷과 먹고 싶은 것에서부터 같은 회사 사람들의 서로 다른 작업 스타일, 일관된 선호와 지역의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야 선택할 수 있는 것들, 한 나라 차원의 시스템과 제도, 세계적이고 지구적 차원의 체제 문제까지 연쇄적인 되먹임을 조정하는 것이 정치라면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리지 않는가.
아마 기후변화가 그런 문제일 것이다. 역설적으로 모두 ‘우리’가 돼 성공과 번영을 위해 몰입했던 덕분에 우리는 단 하나의 문제이면서 전체의 문제를 마주 대하게 됐다. 화석연료 기반의 산업 생산과 소비 시스템이라는 너무도 명백하고 체계적인 원인이 있는 것처럼 모두에게 공통의 지름길들 또한 있으나 해결의 줄기로 이어지는 간선은 아직 희미하다. 공통의 것을 만들지 못하는 ‘우리 정치’에 막혀 있기 때문이다. 파리기후협약이 지구 평균온도 1.5도라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 국가별로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행할 것을 결의했지만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저렴한 화석연료는 쉼 없이 채굴 중이고 새로운 유전, 가스전, 탄광을 찾아 지구를 헤집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세계적인 ‘공통의 것’인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보라. 태양광에너지산업은 그 기반까지 사라질 위험에 처했다. 현 정부의 ‘태양광 때리기’와 내수시장을 지탱해 온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제도(RPS), 한국형 소형태양광 고정가격계약제도(FIT) 등 재생에너지 지원 제도가 동시에 축소 또는 일몰됐다. 신재생에너지 국가 목표도 축소됐고 3년 전 연간 신규 발전시설이 5GW에 달했던 것도 반 토막 났다. 시민들은 4월10일 이후를 위해서라도 어느 정치가 우리를 비극이 없는 공유지, 태양과 바람 에너지로 안내할지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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