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5월을 맞이하며

김연숙 화성동탄경찰서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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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여 가정폭력 업무를 담당하면서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가정폭력의 형태도 많이 달라지고 있음을 체감한다. 과거에 비해 물리적 폭력은 줄어들었으나 폭언, 강요 등 정서적 폭력이 증가하고 있고 특히 주목할 점은 부모와 청소년 자녀 간 신고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관내에서 발생한 가정폭력을 분석한 결과 ‘청소년 자녀와의 갈등’으로 인한 신고는 2023년 전체의 6.5%로 2022년 3.7%에 비해 약 75% 증가했다. 갈등의 주체는 모자(31.6%), 부자(10.7%), 형제(10%) 순이며 갈등의 원인은 게임·스마트폰 사용 문제(18.2%), 우울증·ADHD 등 정신건강 문제(13.9%), 학교 부적응(7.9%) 순으로 나타났다.

 

위 분석에서 알 수 있듯이 비대면에 익숙한 10대 청소년들의 게임·스마트폰 의존 현상이 심해지면서 이를 통제하려는 가족과의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또 모자간 비율이 가장 높다는 점에서 청소년 자녀가 자라면서 힘의 우위가 발생하고 부모에 대한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청소년의 의존·중독 문제에 대해 가정 내에서 해결하기 어려울 경우 지역의 전문기관을 이용해보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지역별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와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관련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가정의 달 5월이다. 갈등이 폭력이 되지 않도록 이번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에는 스마트폰은 잠시 내려두고 서로의 눈을 마주 보며 마음을 함께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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