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균 청소년적십자(RCY)총동문회 부회장·시인
학교는 학생들에게 인격을 가르친다. 인공지능(AI)의 발달로 학습효과는 거들 수 있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스승의 존재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조합원 1만1천37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때 천직으로 여겨왔던 교직에서 87.0%가 1년 동안 이직 또는 사직을 고민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교직생활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답변도 68.4%다. 최근 5년 동안 교권 침해로 정신과 치료나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한 교사가 26.59%(3천25명)다. 그러다 보니 요즘 부장교사와 학급 담임을 맡는 것을 기피하고 있다.
선생님들은 학부모 민원과 과도한 업무에 비해 보직 수당이 낮고 무거운 책임만을 지는 등 교권침해 상담이 급증해 교원들의 사기 저하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한 이유다.
참교육을 위한 정부의 방향은 무엇일까? 갈팡질팡하는 대학 입시제도와 교육과정 등 늘어나는 행정업무에 학생 인권이 강조되는 현장에서 교사들은 오늘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교권은 더 이상 무너져서는 안 된다. 사교육이 학교 교육과 다른 점이 바로 교권의 가치라 할 수 있다. 학생들이 수업시간 중 잠을 자거나 학업 방해가 되는 짓을 하더라도 이에 마땅한 제재를 가할 수 없는 이유는 체벌로 몰려 교사가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할 만큼 선생님의 권위는 존경받아 왔다. 꿈과 희망을 심어준 스승의 사랑을 전하는 스승의 날이 올해로 60회를 맞았다.
충남 강경여고 청소년적십자(JRC) 단원들이 현직 선생님과 병중이거나 은퇴한 선생님을 위문하는 활동을 시작으로 1964년 스승의 날 제정 취지문을 작성 및 발표하고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15일을 기념하고 있다.
15일 스승의 날 카네이션을 주고받으며 스승과 제자가 웃음꽃을 피워야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2016년 김영란법 시행 이후 바뀐 것은 또 있다. 스승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담은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 대신 ‘교사는 학생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경고문이 생겼다. 교사와 학생 간 그만큼 멀어진 것이다. 열정을 갖고 일할 교사가 없는 학교에서 교육혁신은 기대하기 어렵다. 학생을 가르칠 때 비하하는 말로 학생인권을 침해하는 비교육적 행위는 마땅히 제재받아야 한다.
백년대계를 바라보는 교육 현장에 뿌리가 없는 교육은 살아 숨 쉬는 교육이 될 수 없듯이 사교육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학교에서 선생님으로부터 배우고 부모와 사회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자란다. 사회적 존중이 사라지면서 스승의 날이 축하받지 못하는 현실에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선생님 여러분! 힘내세요! 세상사 다반사 다 그런 것은 아니잖아요. 선생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