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도수 인천시 도시균형국장
인천시는 강화·옹진을 제외하고 계양산, 원적산 등 시민들이 항상 접할 수 있는 일상 속 생활권 숲으로 이뤄져 있어 소중한 산림자원에 대한 활용과 보존을 항상 고민해 왔다. 시민들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숲을 잘 활용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 어떻게 지켜야 하느냐가 과제다.
과거 우리의 숲은 일제강점기의 산림 수탈 및 6·25전쟁에 의한 훼손, 연료목 사용에 따른 무단 벌채 등으로 황폐화됐다가 1970년대부터 시작된 강력한 치산녹화 정책에 의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숲의 소중함은 도시에서 더욱 빛난다. 삭막한 도심에 있는 숲은 스트레스로 지친 현대인에게 휴식과 치유를 제공하는 휴양공간으로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인천은 3만9천373ha의 산림 면적을 갖고 있으나 74%가 강화·옹진에 집중돼 도심권에서는 맘껏 숲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한남정맥 S자 녹지축을 기반으로 16개 코스 115㎞의 인천둘레길을 조성했다. 시민에게 편안한 숲 탐방로를 제공하고 숲 생태체험 프로그램은 시민에게 휴식 및 치유 효과를 베풀고 있다.
우리가 이렇게 지키려 하는 숲의 가장 큰 고비는 산림 재난으로 시작한다. 첫째는 매년 봄철(2~5월), 가을철(11~12월) 산불로 우리의 산야가 심한 몸살로 신음한다. 둘째는 여름철(5월~10월) 장마철, 태풍에 의한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인명과 재산 피해가 심각하다.
올해는 봄철 산불조심 기간에 4건의 산불이 발생해 0.38㏊의 산림이 사라지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강화 마니산 산불을 포함해 11건, 24.01㏊의 산의 소실에 비하면 나쁘지만은 않다.
인천시는 산불 예방을 위해 명절연휴(인천가족공원), 정월대보름(계양산) 때 캠페인을 열어 산불 예방 계도 및 리플릿을 나눠주는 등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대중교통수단인 버스와 지하철 광고를 통해 시민들에게 산불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계양구, 산림청, 소방서, 군, 경찰 등 유관기관과 함께 계양산 산불을 가정해 헬기, 차량, 지상진화인력 등 산불진화자원을 총동원해 산불진화 통합훈련도 했다.
또 봄철 주기적으로 비가 내려 산불 위험 요인을 줄이는 데 한몫했고 적절한 시기에 내려준 비 덕분에 산불 억제가 조금이라도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많은 강수량이 예보되고 있어 여름철 산사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해외에서는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 사례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실례로 최근 브라질에서는 하루 300㎜ 이상, 사막기후인 두바이에서는 하루 100㎜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다수의 인명 및 시설물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장마철 강수량은 역대 세 번째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기상청은 올여름 저기압과 대기 불안정의 영향으로 6~8월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고 국지적 호우에 의한 지역별 편차가 클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여름철에 비가 많이 내릴수록 산사태 위험도도 높아진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총 2천410건(총 459㏊)의 산사태가 발생해 13명의 인명 피해가 나기도 했다.
인천시의 산림부서는 봄, 가을철에는 산불, 여름철에는 산사태로 1년을 비상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시민들의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재난 앞에서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 산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보행약자도 이용할 수 있도록 계양산 등을 중심으로 무장애 둘레길을 조성할 예정이다. 도심 속 힐링공간 수요 증가로 숲과 바다를 활용한 덕적도 자연휴양림, 인천대공원 치유의 숲 등 산림휴양시설을 만들 계획이다.
특히 산의 불법 경작지 및 건축물로 훼손 지역인 장기 미집행 공원을 2018년부터 추진해 현재 17곳(301만4천㎡)을 준공했다. 13곳은 공사 중으로 앞으로 도심 속 숲 복원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숲은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자원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산불과 산사태로부터 소중한 산림을 지키기 위한 시민 모두의 동참과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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