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동 기상청장
세계 곳곳에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기후 현상이 나타나면서 그에 따른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아프리카 케냐에서는 지난 3월 이후 계속된 폭우로 5월5일 기준 228명이 사망하고 72명이 실종됐으며 수도 나이로비는 장기간 이어진 폭우로 온 마을이 홍수 피해를 입었다. 4월에는 미국 텍사스주에서 일주일간 폭우가 내려 3명이 사망하고 재난 비상사태가 선포됐으며 5월17일 기준 휴스턴에서는 시속 160㎞의 강력한 폭풍으로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렇듯 기후변화는 인간의 일상생활을 넘어 생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우리는 매일 새로운 기후변화의 영향을 마주하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가 기후변화를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아직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과 이해는 부족한 실정으로 우리가 직면한 현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 관련 지식과 인식의 확산이 필수적이다. 특히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기후변화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기후변화는 그들이 직면할 주요 도전 과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미래 세대에 대한 기후변화 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교육기본법 제22조의 2(기후변화환경교육)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모든 국민이 기후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하여 생태전환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실시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신설 및 개정됐다. 이에 기상청을 포함한 6개 관계 부처는 ‘학교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프로그램과 기반 시설을 지원해 학생들의 생활 속에 탄소중립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국 263개교를 대상으로 약 2만9천명에게 기후변화란 무엇인지, 왜 일어나는지, 기후가 변하면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등 기후변화의 과학적 원인과 원리에 초점을 맞춘 교육을 실시했다.
기후변화과학 교육은 복잡한 과학적 원리와 다양한 변수의 상호작용으로 이뤄진 기후변화에 대한 기본지식을 전달함으로써 과학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학생들은 지구가 기후변화로 인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이해하고 우리의 행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인지함으로써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책임의식을 기를 수 있다. 또 기후변화과학 교육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우리의 행동 변화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학생들의 인식 전환과 행동 변화를 유도한다. 변화는 에너지 소비 줄이기나 재활용 등 생활 속 작은 실천에서 시작될 수 있으며 이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출발점이다. 그리고 기후변화과학 교육은 기후를 넘어 우리의 미래 전반을 준비하기 위한 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미 기후변화의 영향을 경험하고 있으며 미래에는 그 영향이 더욱 커질 것이다. 기후변화는 사회, 경제 등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치므로 학생들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이해하고 이에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사회·경제적 안정성을 위해 중요하다.
기상청은 전문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더 많은 학생에게 유익한 기후변화과학 교육을 제공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최신 과학정보를 활용한 기후변화 교과서와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기후변화 지식 보급과 학교 교육 지원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는 등 미래를 이끌어 갈 주인공인 학생들이 기후위기에 대비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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