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훈 경기도사회적경제원장
‘기업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많은 이들이 ‘이윤 추구’를 떠올린다. 그러나 경제학자 하워드 보엔이 1953년 ‘경영인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저서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기업의 존재 이유를 이윤 극대화로 한정하기 어려워졌다. 오늘날 기업의 경영활동이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했는지에 주목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공존과 공정을 추구하는 경제구조를 만들고 사회가치를 중시하는 대안경제 관념이 사회적 경제다.
사회적 경제라는 단어를 여전히 거창하게 혹은 수상하게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사회적’이라는 수식은 영어 ‘소셜(Social)’을 번역한 것으로 사람, 즉 우리 모두를 지칭한다. 단어에 근거한다면 사회적 경제는 한마디로 ‘사람 중심의 경제’라 하겠다.
이미 우리 일상 가까이에서 ‘사람 중심의 경제’를 일궈 가는 다양한 사회적 경제 조직을 만날 수 있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정책연구센터에서 구축한 기초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경기도에만 총 6천221여개의 사회적 경제 조직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사회 문제 해결을 고민하며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경제활동을 하는 (예비)사회적 기업, 조합원이 공동의 목표를 위해 자발적으로 모여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사회적)협동조합, 수급자 및 저소득층 주민이 탈(脫)빈곤을 위해 자활사업을 펼치는 자활기업, 마을 주민이 지역자원을 활용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예비)마을기업까지. 이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에 좋은 변화를 일으키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회적 경제 조직은 변화뿐만 아니라 기회도 만든다. 공공 부문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혁신적인 서비스나 기술을 가진 사회적 경제 조직이 그 가능성을 입증받아 투자를 유치하고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도 한다. 경력 보유 여성이나 장애인, 자립 준비 청년 등 취약계층을 위한 포용적 일자리가 창출된다. 또 사회적 경제 조직, 기업, 정책 결정자가 함께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머리를 맞대는 집합적 임팩트의 장에서 사회 환경 문제를 돌파할 해결책을 찾는 기회를 갖기도 한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은 2022년 12월 설립된 이래 시·군 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연계해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경기도내 사회적 경제 조직을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의 자원을 사회적 경제 조직에 연결해 경기도내 난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잠재력 있는 협동조합이 투자·융자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지원하며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사회혁신 캠프를 진행하며 미래 인재 양성에 주력하는 한편 온라인 교육 플랫폼도 마련했다.
7월1일 사회적기업의 날, 7월6일 세계 협동조합의 날 등 사회적 경제 관련 기념일이 이어진다. 잠시 짬을 내 삶 속의 사회적 경제에 대해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더불어 사는 내일을 만들어 가는 변화와 기회는 이미 우리 곁에 자리한 사회적 경제로부터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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