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여름 휴가철 사고 유발하는 ‘음주’

전용준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원장

image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도래하면서 물놀이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금 가져야 할 때다. 해마다 여름 휴가철만 되면 부상은 물론이고 인명 사고까지 물놀이 안전사고 소식이 끊기지 않고 들려온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여름철 휴가 기간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익사 사고 8건을 분석한 결과 음주 후 물놀이로 인한 익사가 4건(50%)으로 가장 많았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8∼2022년 5년간 6~8월 물놀이 안전사고 사망자는 136명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 안전 부주의가 44명으로 가장 많았고 수영 미숙 41명, 음주수영 22명, 높은 파도나 급류에 휩쓸려 발생하는 사고 13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해마다 여름 휴가철이면 술로 인해 안타까운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여름은 다른 계절에 비해 취기가 빨리 오르기 쉬운 조건이 된다. 더위로 체온이 상승하면 우리 몸의 혈관이 확장돼 알코올의 흡수가 더 쉬워지는 신체적인 조건이 형성되다 보니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음주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이 소뇌에 작용해 균형감각을 잃어 보행장애가 일어나기 쉽다. 이는 곧 체내 알코올 농도를 높이고 소뇌가 수축하면서 균형감각 이상을 초래하며 뇌의 중추신경계에 진정작용을 일으켜 반사신경을 둔감하게 만든다.

 

이에 따라 어지럼증을 느끼고 물속에서 바위에 부딪혀 다치기도 하며 판단력 손실로 절도와 성추행 등 큰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여름철 고혈압과 당뇨병,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술을 마시면 팽창된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면서 혈압이 급상승하기 때문에 부정맥과 심근경색 등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술을 마시고 취기 탓에 대수롭지 않게 물놀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술을 마시고 물놀이를 할 경우 신체에 흡수된 술이 손발 등의 운동신경을 다스리는 신경세포에 영향을 줘 운동능력과 평형감각이 무너지게 돼 부상 혹은 자칫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무더운 여름철 잠시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경우를 종종 본다. 하지만 여름철 음주는 열사병과 일사병 같은 온열질환의 위험도를 높이며 숙면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로 손꼽히는 만큼 피서지에서의 음주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건강상 좋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