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소방관 559명을 기리는 추모문화제가 지난 5일 평택 ‘소방관 이병곤길’에서 열렸다.
이들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용광로 속으로 뛰어 들어간 뒤 돌아오지 못했고, 화재 진압은 물론 구조·구급과정에서 순직했다.
소방청은 국민이 최소한 이들을 기억만이라도 해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행사를 개최했다.
그러나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대국민 행사인데도 지역 몇몇 정치인과 시장, 기관·단체장 등을 제외하고 정부 인사는 물론, 여야 정당 대표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더구나 지역 정치인 중 한 명은 정당 대표가 참석하는 보궐선거 유세에 참석한다는 명분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문화제는 순직 소방관 어느 한 명 추모가 아니라, 대한민국 건국 이후 순직한 소방관들을 기억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행사였다.
전국에서 참석한 유가족과 소방관들은 손을 맞잡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들은 “대통령, 경기도지사, 각 부처 장·차관, 국회의원 등은 어디에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한 해답을 국민은 알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20년 4월 지방직 소방공무원 5만2천516명을 국가직 공무원으로 전환했다.
그런데도 소방청 인원을 제외하고 지방에서 근무하는 소방관들은 지자체 소속으로 남아 있다. 소방청이 여러 갈래로 분산된 셈이다.
그러다 보니 정부의 눈에선 멀어질 수밖에 없고 정치인의 눈높이에서 소방관은 일선의 평범한 공무원일 뿐일 것이다.
이날 행사는 그동안 국민을 위해 순직한 소방관 559명을 기억하자고 만든 자리다.
이 자리에 정부 인사는 물론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는 정치인 그 누구도 없었다.
국민이 그들 대신 순직 소방관들의 유가족을 위로했다.
작금의 정치 현실을 보는듯 해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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