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국 K-water 경기서남권지사 수도운영부장
올여름 전국 평균 기온은 25.6도로 평년보다 1.9도 상승했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해 일각에서는 “올여름이 앞으로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시원한 여름일지 모른다”는 자조적인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2016~2020년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약 1.1도 상승했으며 이로 인해 전 세계 곳곳에서 대규모 산불과 해수면 상승, 가뭄과 홍수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렇듯 기후변화는 이제 우리 세대가 직면한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상수도 보급률은 1993년 81.1%에서 2021년에는 99.4%로 크게 증가해 이제는 거의 모든 가정에 수돗물이 공급되고 있다.
보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물 관리 정책도 공급에서 품질 중심으로 전환됐고 이에 따라 K-water는 2012년부터 글로벌 기준에 맞춰 수질 관리를 강화해 왔다. 또 2022년에는 모든 광역정수장이 ISO 22000(식품안전관리 시스템) 인증을 받아 깨끗하고 안전한 물 공급에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홍수 등 극심한 날씨 변화 속에서 많은 전기를 사용하는 정수장은 단순히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이제는 물을 어떤 에너지로 생산하며,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는지 고민하는 일이 중요해진 것이다. 탄소중립은 이제 우리 세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의무이자 사명이다.
K-water는 2020년 공기업 최초로 기후위기 경영을 선언하고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해 국가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앞장서고 있다. K-water 한강유역본부는 모든 광역정수장을 탄소중립 정수장으로 전환하기 위해 태양광, 수열과 소수력 발전 설비를 도입해 탄소중립률을 높이고 있으며 그중 시흥정수장은 2021년부터 탄소중립을 실현해 대표적인 탄소중립 정수장으로 자리 잡았다.
시흥정수장에서 생산하는 전기량은 평균 1일 5.1㎿h로 이는 매년 소나무 약 3만그루(축구장 88개 면적)를 심는 것과 동일한 탄소저감 효과를 지닌다. 시흥정수장은 1천714㎾의 태양광 설비와 4천18㎾h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갖추고 낮 시간에 생산된 태양광 전기를 ESS에 충전해 밤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시흥정수장은 탄소중립 정수장에 그치지 않고 자체 신기술을 개발·적용해 동력설비를 무동력 설비로, 저효율 설비를 고효율 설비로 전환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연간 전력 사용량의 17%를 절감했다.
또 2024년 4월 입주한 관리동에는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 모듈을 설치하고 물의 온도 차를 활용한 수열에너지 냉난방 시스템을 도입해 제로에너지 1등급 건축물로 완성했다. 이처럼 시흥정수장은 탄소중립(Net-Zero)을 넘어 탄소네거티브(Carbon-Negative)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길을 열어 가고 있다.
이러한 K-water의 노력은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한 사례로 깨끗하고 안전한 물 공급과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 사용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일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K-water는 앞으로도 국민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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