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FC안양은 내 삶... 스포츠로 행복한 도시 만들 것”

창단 11년 만에 K리그2 우승... 1부 승격
올 시즌 역대 최다 관중 9만4천여명 달성
스폰서 확대 등 적극 마케팅으로 재원 확보
축구전용구장·공공복합체육시설도 추진|

시민 축구단인 FC안양이 창단 11년 만에 K리그2 우승으로 1부 리그 승격을 이뤄내 ‘축구 도시’ 안양의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 2013년 창단한 FC안양은 ‘시민과 함께하는 축구’를 모토로 지역사회와의 끈끈한 유대를 이루며 성장해 왔다. 창단 초기 재정난과 경기력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꾸준한 노력 끝에 K리그2의 강팀으로 성장했다. 특히 이번 K리그1 승격은 FC안양이 단순한 축구팀을 넘어 안양시의 자존심임을 각인시켜 줬다. FC안양을 창단해 첫 리그 우승을 이끈 구단주이자 열성팬인 최대호 시장은 “FC안양은 내 삶”이라는 한마디로 애정을 과시했다. 팀의 승패에 따라 일주일의 감정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지역민의 사랑과 시장의 열정이 어우러져 명문 팀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FC안양의 최고 경영자(CEO) 최대호 안양시장을 만나 승격 소감과 앞으로의 구단 운영 계획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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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호 FC안양 구단주가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FC안양의 1부 리그 운영계획과 포부를 밝히고 있다. 홍기웅기자

 

Q. FC안양의 창단을 주도했던 시장께서 11년 만에 K리그2 우승을 맛봤는데 1부 리그 승격 감회는.

A. 창단 11년 만에 우승을 하게 돼 감격스럽다. K리그에 1·2부 제도가 도입된 2013년 창단해 줄곧 K리그2에 머물렀다. 힘들고 어려운 여정이었지만 감독과 코치진, 선수들의 헌신적인 노력, 서포터스와 시민들의 열렬한 성원으로 새로운 역사를 썼다. 마치 꿈꾸듯 그토록 원하던 승리와 승격의 순간을 안양시민들과 함께 뜨겁게 나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꿈을 함께 꾸며 뛰고 또 뛸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 내년 FC서울과의 경기에서 안양시민들과 함께 승리의 함성을 높이는 그날을 기대하며 지금의 성취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긴 여정을 묵묵히 견디며 모든 노력을 쏟아부은 우리 선수들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또 언제나 함께해주는 FC안양의 든든한 ‘A.S.U.RED’ 서포터스와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Q. 안양시는 전통적인 ‘축구 도시’다. 이번 우승이 갖는 의미는.

A. 안양은 프로축구 연고 이전의 아픔을 간직한 도시다. FC서울의 전신인 안양 LG 치타스의 연고지로 뜨거운 축구 열기를 자랑했지만 LG가 2003년 겨울 ‘서울 복귀’(럭키금성 시절 연고지)를 전격 선언하고 이듬해 FC서울로 거듭나면서 하루아침에 무주공산이 됐다. 팀을 잃은 안양시민들의 마음은 허탈함을 넘어 참담함 그 자체였다.

 

팀은 새롭게 창단했지만 사실 FC안양에 승격은 ‘남의 일’이었다. 2013년 창단 후 2019시즌이 돼서야 K리그2 플레이오프 무대를 처음 밟았고 그나마 승격에 가장 가까웠던 2022시즌에는 수원 삼성과의 승강 PO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올 시즌에도 안양의 승격을 점친 이는 많지 않았으리라 본다.

 

이러한 지난 역사와 실패를 딛고 일궈낸 우승이기에 그 의미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팀을 빼앗겼던 안양 팬들의 입장에서는 11년의 기다림이 아니라 20년의 기다림과 응원 끝에 받게 된 보상이 아닐까 싶다. 다시 한번 FC안양의 든든한 버팀목인 서포터스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Q. 1부 리그에 진입한 만큼 선수 보강 등 예산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재원 확보를 위한 계획이 있나.

A. 사실 프로스포츠는 돈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투자한 만큼 성과를 거두는 것이 진리라고 생각한다. FC안양이 시민구단이라 한계점이 있다. 시민의 혈세를 사용하다 보니 책정된 금액을 가지고 성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 선수 선발부터 운영까지 가성비 높은 선수들로 구성했다. 이번에 1부로 승격됐으니 선수들도 기대치가 높을 것이다. 그래서 팬들에게 더 많이 홍보하고 협조를 이끌어내 표도 많이 판매하고, 스폰서도 더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역점을 둬 재원을 확보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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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호 FC안양 구단주가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FC안양의 1부 리그 운영계획과 포부를 밝히고 있다. 홍기웅기자

 

 

Q. 올 시즌 꾸준히 선두권을 유지하며 우승했는데 원동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A. FC안양을 사랑해주신 우리 팬 여러분 덕분이다. 이번 시즌 FC안양 홈경기(총 18회)를 관람한 총 관중 수는 9만4천505명으로 구단 설립 이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올 시즌 K리그1 일부 팀의 관중 수보다 많은 수치다. 코로나 이후 점점 관중이 늘어나 역대 최다를 기록한 해에 우승까지 이뤄낸 것이다. 바로 우리 팬들의 응원이 FC안양의 우승을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Q. 창단 당시 100년, 200년 지속될 축구단을 만들겠다고 하셨는데 앞으로 구단 운영 방침은.

A. FC안양과 축구를 매개로 안양시민이 따뜻한 공동체를 이루고 정체성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 안양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안양시민’이라는 자긍심을 가진 시민 공동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FC안양을 100년 구단, 진정한 시민구단으로 만들 계획이다. 유럽의 빅리그 클럽들 처럼 시의 지원 없이도 구단이 자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Q. 승격에 따른 클럽하우스 시설 보완과 전용훈련장 건립 등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A. 현재 축구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안양종합운동장은 1986년 준공된 시설이다. 전용구장이 아닌 육상경기장으로 오래전에 지어진 축구장에서 선수들이 뛰고 있다. 시민들 역시 불편하게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100년 시민구단을 준비하는 시점에 FC안양을 통해 안양이 세계 속의 중심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축구전용경기장이 필요하다.

 

시는 안양종합운동장의 효율적 개발을 통해 FC안양 전용구장과 공공복합체육시설을 건립하는 사업화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내년 말까지 공공복합체육시설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추진할 예정이다.

 

Q. FC서울(전 안양 LG)과의 ‘리벤지 매치’가 성사됐다. 팬들의 관심이 벌써부터 높은데.

A. K리그1 모든 팀이 넘어야 할 산이지만 FC서울과의 경기가 가장 기대된다. FC안양 팬들 사이에서 FC서울은 팀 이름을 언급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원망의 대상이다. 20년간 쌓인 울분을 갚아주고 싶다.

 

2013년 FC안양 창단식에서 “FC안양이 명실공히 K리그에 승격해 FC서울을 홈으로 불러 통쾌하게 승리하는 그날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울려 퍼질 승리의 함성을 62만 안양시민 서포터스 여러분과 함께 듣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드디어 12년 만에 그 약속을 지킬 기회가 찾아온 것이기에 꼭 승리를 거두고 FC안양 서포터스 그리고 안양시민과 함께 만세를 외치고 싶다. 1승이 아닌 전승을 거두고 싶다.

 

Q. FC안양의 우승으로 ‘스포츠로 강한 안양시’의 저력을 보여줬다. 시민 건강과 체육 발전을 위한 계획이 있다면.

A. 시민 프로축구단은 사회통합의 촉매제로서 세대-계층 간 유대감 형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고 더 나아가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안양시는 이번 우승을 계기로 FC안양을 시민 중심의 명문 구단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추진하려 한다. 더 나아가 안양시를 ‘스포츠 도시’로 조성해 스포츠를 통한 시민 복지 실현과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 한다.

 

앞으로 축구전용구장 건립뿐만 아니라 석수체육관 건립, 유소년 야구 및 풋살 전용 경기장 건립 등도 공약사항이다. 시민과의 약속을 꼭 지켜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건전한 스포츠 참여 기회를 제공해 자긍심과 활기를 불어넣고 시민이 스포츠로 행복한 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

 

Q. 끝으로 안양시민과 우승의 영광을 일궈준 FC안양 선수단에 하고픈 말씀은.

A. 올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9일 경남 FC와의 홈 경기가 펼쳐진 안양종합운동장에는 1만3천451명의 팬과 시민들이 찾아주셔서 기쁨의 물결로 출렁였다.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던 그 순간 감동은 우리 가슴속에 격랑처럼 일었다. 서포터스 ‘A.S.U.RED’의 힘찬 북소리가 안양 전역에 울려 퍼지며 승격의 기쁨을 알렸다.

 

이 기쁨과 감격의 순간을 만들어준 우리 선수단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올해 더할 나위 없이 멋진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이 1부 리그에서도 계속 선전해줄 것으로 믿는다. 안양시장이자 FC안양 구단주로서 저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 응원하고 지원하도록 하겠다. 다시 한번 FC안양을 성원해준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

 


대담=황선학 문화체육부 국장

정리=윤현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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