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가 경쟁력 있는 지역 허브 대학, 경기도 명품 대학으로 도약하는 데에 기여하는 총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경기대 11대 총장으로 취임, 어느새 임기 반환점을 돌고 있는 이윤규 총장은 1일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총장은 경기대 77년 역사에서 ‘초대 동문 총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경기대를 졸업하고 35년째 회계세무학 전공 교수로 근무했으며, 지금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4차 산업 혁명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경기대가 ‘경기도를 대표하고, 미래 사회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대학으로 우뚝 서는 것이 최고의 목표라고 인터뷰 중 수 차례 강조했다.
Q. 임기 반환점을 돌고 있는데, 소회와 그간의 성과는.
A. 총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학교를 이끌어가려 애쓰고 있는데, 돌아보면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왔다고 생각한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성과는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 직영’과 비용 인하다. 기부금도 4년간 100억원을 유치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최근 현물(건물), 현금 기부를 합쳐 155억원 정도의 기부금을 유치했다. 현물 기부가 잘 마무리되면 역대 총장 중 짧은 기간에 많은 기부금을 유치해 대학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 같다. 또 대학혁신지원사업, 반도체특성화사업 외부 수주 등 3년간 740억원 규모 대학 발전 지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물론 이것은 총장 개인의 성과가 아니라 역대 총장, 학내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노력한 결과이기도 하다. 모든 구성원에게 고마움을 함께 전한다.
Q. 학령 인구 감소로 지역 대학, 특히 인문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A. 인문대가 위기라고 한다는 것은 인문대의 사회적 수요가 작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사회적 수요 역시 따라가야 하는 대학의 특성과 4차 산업 혁명, 학령 인구 감소가 겹치며 인문 계열 학과가 힘들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경기대는 여기에 대응해 ‘인문예술적 가치’, 즉 인공지능(AI)과 기계가 아무리 발전해도 절대 사람을 대체하지 못하는 지점을 유지,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나가는 것은 결국 사람이고 인문학적 가치는 사람을 이끌고 사회를 발전시켜 나가는 토대기 때문이다. 이에 경기대는 앞으로도 인문학 교육을 강화하면서 4차 산업혁명의 가치를 어우르고 또 토대가 되는 ‘융합 인문학’ 교육을 추구할 방침이다.
Q. 교육부의 무전공 도입, 신성장 분야 학과 육성에 보조를 맞추고 있는데, 경기대의 전략은.
A. 새 학기부터 도입되는 무전공은 경기대 입장에서는 처음 가는 길이다. 이에 경기대는 교양대학에 자유전공학부를 설치하고 교육혁신처에 학생 전공 설계를 지원하는 전담 조직을 만드는 등 제도 운영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4차 산업 혁명으로 촉발된 ‘융합 교육’의 개념에서 봤을 때 무전공 도입은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한다. 현재 대학 교육의 문제 중 하나는 고등학생 시절 전공을 선택한 학생들이 학과 과목을 이해하지 못하고 진로를 세밀하게 설정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무전공이 안착하면 학생들이 1년간 교양과 전공을 폭넓게 수강하며 사회에서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것을 돕는, 상당히 좋은 제도가 될 것으로 본다. 또 경기대는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신성장 동력에 대한 수요에 대응해 이미 여러 교육 과정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우리 대학은 최근 개교 77주년을 맞아 ‘미래로 열린 대학(OPEN 2036)’ 비전을 선포하고 ▲반도체 ▲AI ▲스마트 관광 ▲융합 인문 교육 과정을 안착 중이다. 또 총장이 위원장을 맡은 ESG 전략 위원회도 운영하고, 탄소중립 연구소도 출범하는 등 미래 사회에 보조를 맞추는 대학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Q. 이와 관련, 최근 한화그룹이 경기대에 미래 신성장 분야 관련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현재 상황을 이야기하자면.
A. 한화그룹이 학교 법인에 발전 기금을 출연 의사를 전달하고 연구개발(R&D)센터 건립 등 사업 제안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약정을 체결한 상태는 아니며 우리 대학이 아직 임시 이사 체제인 만큼, 정이사 체제가 자리 잡으면 본격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용 부지에 시설을 조성하고 학생 교육에 변화가 수반되는 만큼 법인 이사회와 교육부, 지자체 등과 방향성을 밀접하게 수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경기대에는 그간 한화그룹을 비롯해 여러 대기업과 지자체로부터 협력 사업 제안이 있었는데 그 자체만 보면 학교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Q. 최근 새 이사진 선임 문제로 학내가 어수선하다. 이에 대한 평가와 생각은.
A. 이사회 정상화 문제는 학교 법인의 문제지만, 현재 학내 구성원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돼 있는 상태다. 때문에 건전하고 정상적인 경로라면 사안에 대한 여러 의견이 표출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총장이 현재 갖고 있는 생각을 밝히거나 상황을 평가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교육부 역시 법인 정상화와 관련해 구성원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총장의 의견은 묻지 않았고, 이에 대해 총장 사견을 피력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금은 학사 행정의 총책임자로서 학생들이 학업에 매진하고 다양하고 건전한 의견을 표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며 상황을 지켜보고자 한다.
Q. 임기 중 미래 교육 환경 개선 계획을 제시한다면.
A. 최근 경기대 동문이 첨단 강의실과 세미나실, 학생 공간으로 구성된 3층 규모 ‘이민규 센터’ 건물을 기부해 내년 상반기 중 완공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경기대는 앞으로 교육환경 시설 ‘고도화’에 초점을 맞춰나가려 한다. 학령 인구가 줄며 학내 시설이 점차 규모를 축소하고 재구조화하는 시점에서, 더 이상 캠퍼스 규모로 대학의 우수함을 따지는 시대는 지났기 때문이다. 실제 얼마 전에는 경기대를 비롯한 동남보건대, 성균관대, 수원여대, 아주대 등 수원 지역 5개 대학 총장이 박물관과 도서관 공유를 의제로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는 대학이 각 공간을 소유하기보다는 효율적으로 리모델링해 공유하는 시기로 넘어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제 대학 교육 시설은 공간 효율성, 즉 교내 시설이 융합 교육에 얼마나 최적화돼 있는지, 연구실, 실험실 등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배치돼 있는지가 교육 환경 우수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경기대 역시 교육 공간 고도화 및 최적화를 주된 전략으로 두고 최선을 다하겠다.
Q. 마지막으로, 학내 구성원과 동문에게 한 마디.
A. 먼저 1만7천 재학생과 대학원생에 더해 학생 교육과 학교 시설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1천100여명의 교원 및 직원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학생들에게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총장실은 언제나 열려 있다’는 것이다. 총장의 역할은 학생 교육이기에 지금도, 앞으로도 학생을 우선순위로 만나고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또 전체 구성원에게는 어떠한 경우에도 의사 결정 과정에서는 학생과 학교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고려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양보와 타협, 조정이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학교와 법인이 결정을 내릴 때 학생들에게 경기대의 교육 목표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것인지, 학생과 학교에 도움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답이 나온다는 것이 내 신념이다. 아울러 동문들에게는 지금처럼 학교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평생 국적은 바꿔도 학적은 못 바꾼다’는 말이 있다. 동문이 모교에 애정을 갖고 기여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줘야 학생과 학교가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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