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간 태평동 지킨 ‘곽여성병원’ 폐업 후 이례적 산부인과 ‘각축전’
저출산·인구 감소가 향후 국가의 존립까지 위협하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분당과 판교가 아닌 인구 23만명의 성남시 구도심에 분만 병원이 속속 들어서면서 지역사회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곳에서 40여년간 약 18만명의 아이를 받은 분만 병원이 지난해 문을 닫은 이후 새롭게 문을 연 산부인과들이 ‘명분과 실리’를 차지하기 위한 각축전에 뛰어들고 있다.
15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에 있던 곽여성병원(옛 곽생로산부인과)은 1981년 곽생로산부인과라는 이름으로 개원 후 44년간 분만 외길을 걸어 왔다. 그동안 무려 17만9천여명의 아이를 받았다.
해당 병원은 2011년부터 10년간 전국에서 분만 건수가 많은 상위 산부인과에 속했고 2018년에는 ‘전국 분만 1위 병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유명 스포츠 스타와 인기 배우들의 자녀도 해당 병원에서 태어나 유명세를 더했다. 이런 이유로 성남뿐만 아니라 서울을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임산부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5월30일 곽여성의원은 내부 사정 등의 이유로 폐업을 결정했다. 해당 병원이 폐업하자 성남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44년간 성남 수정구 태평동에서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하던 곽여성병원이 문을 닫는 시기와 맞물려 같은 동네에 분만실을 갖춘 산부인과 두 곳이 차례로 문을 열었다. 화성 동탄에 있던 A여성의원은 지난해 상반기 태평동으로 이전했다. 또 서울 강동구에서 진료를 보던 B병원은 지난해 12월 곽여성병원이 있던 자리로 확장 이전했다. 현재 화성 동탄에 있는 한 유명 분만 병원도 올 하반기에 태평동 개원을 준비 중이다.
이 밖에도 분당구 서현동에 있는 C여성병원도 이미 탄탄하게 자리를 잡고 있어 지역 분만 병원들 간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한 산부인과 사무장은 “유명 산부인과 병원이 문을 닫은 후 갑작스레 여러 곳이 차례로 생기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아직까지 지역민들 사이에선 곽여성병원에 대한 향수가 있는 만큼 이를 차지하려는 도전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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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31258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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