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윤 ㈔인천도시재생연구원장
수도권 집값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하락을 예견하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강남 아파트는 급등해 해제됐던 토지거래허가제를 부활한다는 기사를 봤다. 동시에 인천은 송도에서조차 마이너스 피가 등장했다는 소식이 서로 다른 나라의 이야기처럼 한눈에 들어왔다. 왜 강남의 집값은 오르기만 하는데 인천은 부동산의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할까.
출생률 1위라는 인천은 여러 면에서 이와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미분양 사태를 걱정해 공급자들은 분양을 미루는가 하면 이미 공급된 아파트에서는 분양가에서 마이너스 피로 거래가 조성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구 가정동 일원의 루원시티는 국내외 대기업을 유치해 주거, 상업, 업무시설이 혼합된 복합도시로 건설하겠다는 목표로 계획된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이었다. 그러나 공기업과 금융기관 등 기업 유치에 실패해 업무와 상업 기능을 중심으로 한 도시 비전은 공염불이 됐다.
양질의 일자리를 기반으로 하는 도시계획의 실패에 인천시와 LH가 서로 책임을 전가하며 다투는 사이 분양 열기에 편승한 장벽 같은 아파트들로 채워졌다. 아파트의 그림자와 함께 어둡고 침침한 방음벽 그늘에 경인고속도로대로는 멈춰 서 있는 듯하다. 그런데도 아직도 토지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금융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 등에 따른 LH와 인천시와의 갈등은 좀처럼 타협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둘 다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공적 기관이기에 주인없이 길어지는 갈등으로 인한 난개발을 일반 시민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제까지 서울과 인천을 잇는 철도와 고속도로는 서울을 목적으로 향하는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양질의 일자리를 통해 인천으로 그 방향을 돌려야 한다. 루원시티는 인천으로 향하는 나들목으로서도 중요한 입지에 있으며 공항 및 항만 등과의 접근성에도 허브의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애초에 금융 등 업무와 상업 기능을 중심으로 계획된 일자리 중심의 도시개발 사업이었으며 과감한 인센티브를 부여해서라도 기업을 유치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최고의 주거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이라 할 것이다.
원도심의 핑크빛 청사진으로 여겨지는 인천시의 야심찬 프로젝트 제물포르네상스도 양질의 일자리를 견인할 대표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성공의 핵심일 것이다. 앵커로서 기능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를 파생할 수 있다면 특혜시비를 넘어설 과감한 인센티브를 주어서라도 유치하는 것이 투자이기 때문이다.
공공정책의 목적이 특정 집단의 이익과 맞물리는 경우 우리는 유치와 특혜의 논란 속에서 움츠러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센티브가 특정집단의 이익이 아닌 공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안전망을 탄탄하게 마련한다면 지역의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도시경관에 대한 고려가 상실된 인천대로의 루원시티의 아파트 그림자를 보며, 하루빨리 공공기관 간의 갈등을 타협하고, 도시와 공공정책에서도 과감한 투자를 통해 멈춰진 루원시티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노선을 정비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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