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봉 월 450만원… 간선기사는 520만원 기사 여유 인력 없어 교대 근무·연차도 눈치 구인난에 347대 중 100대 차고지서 올스톱
멈춰선 광역버스… 불편한 시민들
인천에서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가 수개월째 개통이 늦어지거나 운행 대수를 줄이는 등 차질을 빚는 가운데, 인천의 광역버스 기사 수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인천시의 광역버스 준공영제로 임금 등이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서울·경기보다 임금이 낮은 데다, 열악한 근무 환경에 기사 충원이 어렵기 때문이다.
31일 시에 따르면 인천의 광역버스 31개 노선의 운행률은 70%, 기사 수는 510명 수준이다. 이는 정상 운행률(100%) 기준 필요 기사 900명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이처럼 광역버스 기사가 부족한 이유는 3호봉 기준 월 450만원으로 근무 환경에 비해 임금이 낮기 때문이다. 반면 간선버스(시내버스) 기사는 월 520만원(3호봉)의 월급을 받는다.
앞서 시는 지난 2024년 10월부터 272억원을 들여 운수업체에 인건비, 유류비, 보험비 등을 6대4 비율로 보전해주는 광역버스 준공영제를 시작했다. 이로 인해 광역버스 기사의 임금이 342만원(3호봉)에서 100만원 넘게 올랐다. 하지만 간선버스 기사와의 임금차는 여전해, 광역버스 기사 인력난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특히 경기지역 광역버스 기사의 월급은 1호봉도 470만원에 달해 인천 광역버스 기사들의 타 지역 이직까지 잇따르고 있다. 버스 기사의 급여 차이 때문에 간선버스 쏠림 현상에다 타 지역 유출까지 빚어진다.
앞서 간선버스는 지난 2009년 준공영제를 시작, 지난 2020~2023년간 임금이 27% 올랐다. 같은 시기 광역버스는 노사협상으로 해마다 3만원씩 올라, 인상률이 1~2%에 그친다.
여기에 광역버스의 열악한 근무 환경도 기사 모집이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간선버스는 1번 운전할 때 왕복 2시간 가량을 운행하지만, 광역버스는 1번에 평균 왕복 3~4시간의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한다. 또 기사의 여유 인력이 없다 보니, 교대 근무나 연차 사용 등도 쉽지 않다.
그 결과 인천 광역버스는 기사 부족으로 현재 347대 중 251대(72.3%)만 운행할 뿐, 나머지 약 100대의 버스는 차고지에 세워져 있다.
한 광역버스 업체 관계자는 “간선버스는 준공영제로 운행률이 99.8%에 이르지만, 광역버스는 코로나19 이후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기사들의 임금을 올려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준공영제에 따라 앞으로 3년 간 간선버스 기사 임금의 93% 수준으로 맞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 광역버스 기사 태부족 대책은? “임금 올리고 근무 여건 개선 필요”
인천의 광역버스 기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간선버스(시내버스)나 타 지역 광역버스 기사와의 임금 격차를 줄이고, 근무 여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근로자 등 대체 인력 확보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31일 인천시에 따르면 광역버스 준공영제를 통해 기사 월급을 3년 뒤 간선버스 기사 월급의 93%까지 맞추는 ‘연착륙 3개년’ 계획을 마련했다. 결국 최소 3년 동안 이 같은 기사 부족 난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시와 광역버스 노사 등이 나서 기사의 임금 인상을 앞당기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단기적으로 운수업체가 기사들에게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지급하거나, 교대 근무 등 처우개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명주 인천시의원(더불어민주당·서구6)은 “시에서 준공영제를 운영하는 만큼 예산을 확대해 기사들의 임금 등을 추가로 보전해주는 방안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운수업체 역시 경영상 어렵겠지만 미래에 대한 투자라 생각하고 기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나서야 광역버스 기사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광역버스 기사의 외국인 노동자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제조업이나 농어업 등의 분야에 취업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받는 비전문취업(E-9) 비자 발급 대상에 운수업을 포함시키는 방안이다. 하지만 고용노동부 등은 운송업에 필요한 자격과 기술, 업무 성격 등을 감안해 아직 부정적인 입장이다.
유정훈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버스 기사 고령화와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 도입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고 말했다. 이어 “정책적으로 광역버스의 버스전용차선 도입은 교통체증 완화와 운행 시간 단축으로 이어져 기사들의 근무 여건을 좋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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