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기관으로서 도시 재생과 상권 활성화, 사회적기업 육성의 새 표준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이병진 제7대 수원도시재단 이사장은 13일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도시 경쟁력은 경제·사회·환경 지속성에 달려있다는 점을 수 차례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이사장은 생생한 골목형 상권 조성을 위한 소상공인 역량 강화,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 및 사회적 기업 활성화, ‘새빛하우스’를 주축으로 한 도시 재생 등 재단의 핵심 사업에 내실을 기할 것을 밝히고 각종 공모사업 응모를 통해 조직 저변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취임 후 두달여가 흐르며 재단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 이사장으로부터 그간의 소회와 역점 사업, 각오를 들어봤다.
Q. 취임 70일이 지났는데, 그 간의 소회와 새 다짐은.
A. 재단 이사장직 공모에 응모하면서 봐왔던 재단의 모습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재단이 진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온몸으로 받았다. 또 재단의 사업들을 꼼꼼히 점검하고 시행하면서 시민에게 재단이 하는 일이 많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아쉬운 점도 함께 인식했다. 그래서 취임과 동시에 재단 홍보, 시민 소통에 심혈을 기울여 나가고 있다.
우리와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많이 알려지는 게 재단 홍보도 있지만 더 많은 시민들이 혜택을 받게 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최근 신청 접수가 마감된 노후 집 수리 사업 ‘새빛하우스’의 경우 전년 대비 31% 증가한 2천967가구가 접수됐고, 소상공인 경영환경 개선 사업도 1년 전보다 6배 더 많은 지원이 있었다. 모두에게 지원 사업 혜택이 돌아가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내년에는 더 많은 시민과 소상공인들이 수혜층이 될 수 있도록 시 협력 예산 확보에 노력하도록 하겠다.
또 우리 재단은 향후 사업 다각화, 조직 혁신을 위한 중장기계획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중장기 TF’도 발족했다. 상반기 안에 재단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설정해 2026년까지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도록 하겠다.
Q. 도시 재생, 도시 문제 해결 등이 재단의 핵심 사업인데, 올해 주안점은.
A. 일단 도시 재생 분야에서는 ‘2026년 내 새빛하우스 3천가구 실시’를 최대 목표로 들 수 있다. 2022년과 2023년 2년간 1천96호를 진행했고 올해 1천호를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사업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3천호 지원이 무난하게 완료될 것이라고 본다. 노후 집 수리는 주택 성능 개선을 위함도 있지만 도시 경관 개선을 통한 도시 재생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며, 특히 취약계층에게는 비용의 100%를 지원하고 있어 주거복지 향상 측면도 있다.
특히 올해는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유공자 후손의 집수리를 무상으로 지원하기 위해 광복회, 수원시와 지난달 MOU를 맺었다. 지역 독립 운동가 후손, 독립유공자의 자택 9가구를 선정했고 그들이 노후를 편안하게 보낼 수 있도록 시와 재단이 주거 환경 개선을 책임지는 게 핵심이다.
또 수원시는 도내 최대 규모 인구와 급격한 도시화로 크고 작은 도시 문제가 과제로 남아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도시간 ‘격차’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수원지역 동서간 격차가 컸다. 대규모 도심과 광교신도시가 위치한 영통 등과 상대적으로 낙후되면서 수원 군 공항 소음, 고도 피해 도 안고 있는 권선구 일대 간 격차가 바로 그것이었다.
민선 8기에 들어선 현재는 오는 5월 탑동 이노베이션 밸리 분양을 시작으로, 최근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된 수원 R&D 사이언스파크, 경제자유구역이 추진되고 있어 서부 지역 수원의 새 중심으로 변모할 준비를 하고 있다.
원도심과 신도심 간 격차 문제도 있는데, 재단은 이 부분은 도시 재생으로 풀어가고자 한다. 현재 세류동과 연무동 원도심 재생이 완료 단계에 있고 서둔동 일대가 올해 뉴빌리지 사업 대상지로 선정, 도시 재생이 새로 추진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재단은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을 관리하고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공동체, 협동조합 결성을 지원하고 각종 생활 기반을 형성해 자생할 수 있도록 마중물을 끌어낼 예정이다.
Q. 탄핵정국 등으로 지역 상권이 큰 타격을 입고 있는데, 이를 타개하기 위한 재단의 구상은.
A. 현재 재단 내에는 ‘상권활성화 센터’가 있으며, 지역의 10만 소상공인의 자생력 강화를 위한 일대일 컨설팅, 소상공인 주도 행사 운영 지원 등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더해 행궁동 상권을 관광 수요와 연결하는 ‘글로컬 상권 창출팀’(가칭) 사업을 새로 운영하고 상권 활성화 민관 거버넌스를 통해 상권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우리 재단은 지역 상권 곳곳의 특성을 파악하고 도약 방안을 찾고자 오는 19일을 시작으로 매월 한 차례씩 재단 직원들이 5인 1조로 팀을 나눠 지역 곳곳의 골목 상권을 탐사하는 ‘탐수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참가 직원들은 각 상권을 거닐며 커피도 마시고, 식사도 하고, 상권 주변 명소도 돌며 상권의 특색과 맛집, 발전 가능성 등을 취재해 토론하고 결과보고서를 만든다. 이 보고서는 재단 SNS를 통해 공개돼 상권 홍보에 쓰일 예정이며 우수 보고서가 나온 팀에는 별도의 시상도 할 계획이다.
이 사업의 취지는 상권 활성화에 나서야 할 재단 직원들이 먼저 수원을 잘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공공기관 통합 채용 전형으로 우리 재단 역시 수원 지역 출신이 아닌 경우가 더러 있는데, 그들이 수원에 대해 잘 알게 됨은 물론 외지인 시각에서 지역 상권이 어떻게 보이고 있는지, 활성화 방안은 무엇인지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확실한 상권데이터 분석과 상권 특화 사업 발굴로 수원이 활력있는 지역상권 보호도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Q. 사회적 경제 기업에 대한 지원도 핵심 사업인데, 사회적 기업 정착의 중요성을 설명하자면.
A. 앞으로 재단에게 가장 중요한 사업 중 하나는 사회적 기업 지원이 될 것이다. 고령화와 저성장 구도가 지속되면 점차 취약계층으로 계층 하락을 겪는 시민이 발생할 것이며 사회적 경제 기업, 자활기업, 협동조합이 그들 대한 일자리와 서비스를 창출해 낼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지역 사회적 기업은 노인, 장애인, 취약계층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고 수익을 지역에 재투자해 지역 경제 선순환 구도를 만들고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공공경제와 기업경제가 구성하고 있지만, 앞으로 사회적 경제는 제삼의 영역을 담당하고 지속가능한 지역 사회를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주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재단은 사회적 경제 기업을 위해 우선 공간 지원을 전개하고 있다. 영동시장에 위치한 사회적 경제 지원센터가 입주기업 공간을 제공하고 각 기업의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사장으로서 판로 확보를 위한 기업 매칭에 직접 뛰어들고 있다. 수원월드컵경기장 관리재단과도 MOU를 맺어 5월5일 어린이날 행사에 사회적경제기업 홍보 부스, 판매 장터도 꾸릴 예정이다. 또 수원 스타필드 등 지역 내 대규모 점포와도 협업을 추진해 KT 야구 경기장에서도 사회적 기업이 판매 공간을 활용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사회적 기업과 시민이 대면할 수 있는 마케팅 방안을 적극 발굴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취임 직후 사회적기업 실태조사에 착수했으며, 사회적 기업 현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지원이 필요한 기업을 발굴, 활성화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또 이 자리를 빌려 차기 정부에 사회적 기업 지원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예산 지원을 촉구하고 싶다. 현재 정권에서는 사회적 경제 전반에 대한 지원 예산이 예년 대비 64% 삭감,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경제가 나라의 주요 경제 주축이 될 예정인 만큼 새 정부가 사회적 경제 지원을 다시금 확대해 주길 바란다.
Q. 임기 중 꼭 추진하고 싶은 사안이 있다면.
A. 재단 역할 및 기능 강화, 사업 다각화 및 혁신성 제고를 임기 중 꼭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우리 재단 내부에는 수원의 4대 하천을 관리하는 ‘물 환경 센터’가 있다. 하지만 임기 중에 조직 명칭을 ‘환경지속센터’(가칭)으로 변경하고 그 기능을 확대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하천 관리를 넘어 탄소중립 실천, 기후 변화 및 기후 위기 대응도 병행해 나가고자 한다.
또 새빛사우스 역시 민선 8기 임기인 2026년까지 3천가구가 지원될 계획인데, 민선 9기에도 이를 비롯한 각종 도시 재생 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사업 다각화, 고도화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한데, 현재 재단 예산은 시 출연금과 대행 사업비로 구성돼 있어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재단은 향후 각종 공모 사업에 적극 응모해 국·도비 사업을 확보해 나가고자 한다. 이를 통해 작게는 재단 사업 다각화를, 넓게는 시 재정 건전성 제고에 기여할 계획이다.
Q. 마지막으로, 수원 시민에게 한 마디.
A. 수원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수십년간 수원의 성장 과정을 모두 지켜본 수원 토박이로서 어떻게 하면 수원이 지속가능한 도시 될 것인가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해왔다. 수원도시재단 이사장으로서 재단 구성원, 전문가 등과 함께 수원이 생동감 넘치는 도시, 지속가능한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수원도시재단은 도시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민·관 협치를 시행하는 전국 유일한 융복합 기관이다. 수원도시재단이, 수원시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나가도록 다양한 시민 체감형 정책을 수행해 나가겠다.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응원을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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